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바이낸스 미국 법인 '바이낸스US'의 소프트웨어 강제 조사 권한을 요청했지만 법원이 이를 불허했다고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BNN이 보도했다.
SEC는 지난 6월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 CEO, 미국 법인 바이낸스US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국은 미등록 증권 취급뿐 아니라 글로벌 법인-미국 법인 연관성, 고객 자산 혼합·유용, 자전 거래 등의 혐의를 주장하고 있다.
규제 당국은 이날 열린 법원 심리에서 "바이낸스US 정보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거래소 미국 법인이 비협조적인 태도로 증거 수집 과정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고발했다.
바이낸스US 운영사 BAM이 증거수집 과정에서 250건 미만의 자료를 제출했는데 대부분 이해할 수 없는 스크린샷이나 날짜나 서명이 없는 문서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단 3명을 증인으로 제시했다면서 "필수적인 증인을 제외하고, 일방적으로 적절하다고 판단한 증인 채택에만 동의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SEC는 법원에 "당국이 거래소의 기술 인프라를 직접 검사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거래소가 당국 요청 자료를 공유하도록 강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당국은 두 법인의 잠재적 연결고리를 더 잘 파악하기 위해 거래소의 소프트웨어를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바이낸스US 측은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과도한 서류 제출 요구를 거부한 것이라면서 모든 SEC의 요구에 응해왔다고 반박했다.
거래소 변호인단은 "SEC가 유리한 증거만 골라 수집하고 있으며, 제출 요구 범위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보안 및 고객 자산 수탁에 대한 직접적인 지식이 없는 고위 임원들을 증인으로 내세우는 것을 거부했다.
한편, 법원은 바이낸스US에 대한 SEC 직접 조사 권한을 불허했다.
지아 파루키 연방 치안판사는 "현재 단계에서 SEC가 요청한 강제조사를 허용할 의향이 없다"면서 "SEC가 더 맞춤화된 요청을 하고 추가 증인들과 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SEC와 바이낸스US가 재판 과정에서 상호 합의를 통해 보다 풍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양측이 더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당국에 거래소 소프트웨어를 직접 조사할 권한을 주지 않은 이번 법원 결정은 일시적이나마 SEC에 손상을 입힌 것"이라고 말했다.
SEC와 BAM은 내달 10일까지 공동 현황 보고서를 제출하고, 같은 달 12일 추가 심리를 진행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씨씨데이터(CCData)에 따르면 바이낸스US의 올해 8월 월간 거래량은 2억8600만 달러로, 전년 1월 대비 98% 급감한 수준이다. 올해 3월 미국 상품거래위원회(CFTC) 소송 이후 시작된 거래량 감소 추세가 SEC 소송 및 이후 운영 축소 과정에서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