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출범 1년을 맞은 나이지리아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에 대한 첫 평가를 내놨다.
16일(현지시간) IMF는 e나이라(eNaira)의 첫 해 성과를 평가하는 보고서를 발간,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몇 가지 개선 사안을 제시했다.
e나이라는 2021년 10월 금융 포괄성과 송금 방식을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출시됐다. 바하마의 샌드 달러(Sand Dollar)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아프리카 최초의 CBDC이다.
보고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e나이라는 중단 없는 '운영 탄력성'을 입증하며 비교적 순조로운 출발을 보였다"며 "미지의 영역이었음에도 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시장 수용도 측면에서 볼 때 아직 초기 채택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나이라의 가입자 수는 활성 은행 계좌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e나이라의 주간 활성율은 약 1.5%, 주간 거래 수는 80만2000건에 그쳤다. 월렛 당 1건 미만의 거래가 있었다는 뜻이다.
IMF 연구원은 저조한 채택률을 타개하고 잠재력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정책 조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재 나이지리아 중앙은행(CBN)은 은행 계좌 및 인터넷 이용이 어려운 국민 대상으로 도입 범위를 확대하고 있는데, IMF는 "현지에서 방대한 네트워크를 가진 '모바일 머니 사업자(MMO)'와 경쟁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연구진은 "e나이라가 금융 포괄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모바일 머니 사업자와 올바른 관계를 설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면서 "e나이라가 다양한 모바일 머니 사업자 간에 저렴하고 빠른 호환을 돕는 가교 역할과 더 안정적인 가치 저장소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바일 머니와 CBDC의 시너지를 통해 더 빠르고, 더 추적 가능하며 더 비용 효율적인 소셜 결제 등을 가능하게 하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MO와 함께 소셜 결제 방식에 사용되거나 e나이라 채택 판매자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가능 전략도 제안했다.
또한 "송금 프로세스에서도 CBDC를 가교로 활용하면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편, "e나이라가 광범위하게 채택될 경우, 유동성 충격이나 새로운 형태의 자금세탁방지(AML/CFT)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지속적인 경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