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CBDC 모의시스템 금융기관 연계실험' 결과 모의시스템이 실제적인 운영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주요국의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관련 연구·개발이 심화됨에 따라 한은도 CBDC 도입에 대비해 기술적·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번 연계실험은 기존 단일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됐던 CBDC 모의시스템을 보다 실제적인 IT시스템 운영환경에서 점검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총 5개월간 수행됐다.
한은은 이 실험을 통해 연계된 환경에서의 CBDC 모의시스템 주요 기능 정상 동작 여부를 확인하고 거래 처리 성능 면에서 모의실험 결과와 비교했다.
참가기관은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표명한 15개 금융기관 등이 선정됐다. 15개 기관은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등 전국 14개 은행과 금융결제원 등이다.
실험 결과 모의시스템이 실제 운영환경에서도 정상적으로 동작함이 확인됐다. 또 원격지에 위치한 분산원장 노드(네트워크 참여자) 간 통신 지연으로 인한 시스템 성능 저하는 10% 수준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인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참가기관별 성능 편차가 미미했던 모의실험과 달리, 연계실험은 IT시스템 운영환경이 다양해짐에 따라 참가기관별 처리 성능 차이가 발생했다.
즉 클라우드는 사업자에 따라 성능 차이가 나타났으며, 자체 IT서버를 이용하는 경우 메모리 용량이 같더라도 CPU의 성능에 따라 결과값이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은 관계자는 "시사점으론 노드 간 편차가 굉장히 크게 나타났다는 점"이라며 "현재 요구기준(코어 수, 메모리 크기)을 포함해 보다 세분화된 요구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분산원장 처리 성능 한계 개선
한은은 모의실험에서 확인된 분산원장 처리 성능의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블록 생성 시 더 많은 거래를 포함시킬 수 있는 방안도 모색했다.
그 결과 특정 노드의 문제로 블록 생성 시 오류가 발생했고, 관련 기능을 수정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장 의미있게 보고 있는 것이 블록 생성 오류 이다"라며 "특정노드에 문제가 발생해 두 개 노드가 블록 구성에 참여하지 못했는데 추후에 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순차적으로 이전 거래를 복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참여해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봤을 때 복원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실험을 통해 확인하는 좋은 계기기 됐다"고 평가했다.
현재 한은은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기술적 수준은 해외에 견줘 뒤지지 않는다"며 "참가기관은 비금융 핀테크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