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암호화폐 기업들이 은행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일부 대형 은행이 계좌를 동결하거나 서비스 지원을 거부하고 있으며, 암호화폐 기업과 협력해온 일부 은행들도 기업에 고객 거래 모니터링 방안 등 더 많은 자료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영국 대형 금융기관 HSBC 홀딩스와 네이션와이드(Nationwide)도 개인이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암호화폐를 매입할 수 없도록 금지했다.
자율규제거래협회 크립토UK는 "다수의 영국 주요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에 대한 지원을 제한하거나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다른 은행과 지불 서비스 제공업체(PSP)가 같은 행보에 나설 것을 우려한다"면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국가 등록 기업 명단인 '화이트리스트' 작성을 제안하기도 했다.
BCB페이먼트, 스트라이프 같은 암호화폐 기업들은 영국 내 운영이 어려워지자 결제 서비스 제공업체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톰 더프 고든(Tom Duff-Gordon) 코인베이스 국제정책 부사장은 "영국 은행의 대응 방식은 유럽연합(EU) 은행에 비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연합은 암호화폐 프레임워크를 개발해 은행이 암호화폐 기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연합은 2020년 9월 암호화자산시장법안(MiCA)을 발의해 작업 중이다. 이달 최종 표결이 예정돼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영국은 글로벌 암호화폐 허브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과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다른 유럽국가들은 올해 암호화폐 벤처 투자금이 30% 증가한 반면, 영국은 94% 감소한 5500만 달러(한화 약 722억원)를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