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의 강력한 긴축 정책을 버티지 못하고 미국 은행권이 큰 혼란을 겪은 가운데 이달 예상 금리인상폭이 하향 조정됐다.
14일 오후 11시 30분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21일과 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은 0%에서 현재 32.1%까지 올랐다.
베이비스텝(0.25%p 인상) 확률이 67.9%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주 우세했던 빅스텝(0.50%p 인상) 가능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CEM 페드워치는 30일물 연방기금 선물 가격 데이터를 통해 연준 금리 변동 확률을 분석한다.
지난 상하원 청문회에서 연준 의장이 강경 긴축 발언을 내놓으면서 3월 0.50%p 인상 확률은 80%를 넘어갔었다.
최종 금리 수준 상단 역시 5.75%을 가리켰는데 현재는 5.25% 수준으로 내려왔다.
매트 맥시모(Matt Maximo)와 마이클 자오(Michael Zhao)는 그레이스케일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연준이 공격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은 대부분 0.25%p 인상을 가리키고 있지만 은행 문제가 지속될 경우 연준은 이번 달에 금리 인상을 완전히 중단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미국 은행 두 곳이 붕괴한 것은 부분지급준비금제도의 위험성을 상기시키고 비트코인, 이더리움과 같은 자기주권·탈중앙 암호화폐의 추가 채택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 금융 당국은 지난주 실리콘밸리 은행과 시그니처 은행을 폐쇄했다. 이후 연방 은행 규제 당국은 해당 은행들의 고객 예금의 전액 반환을 보장하며 시장 파장을 막았다.
노무라 애널리스트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라는 "2월 24일 이후 0.50%p 금리인상을 예상했지만, 다가오는 금융안정 리스크에 대응해 3월 FOMC 회의에서 0.25%p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은행은 "연준이 금리를 내린다면 시장은 이를 빠르게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면서 "추가 뱅크런 위험과 미실현 자본 손실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노무라는 연준이 양적 긴축 또한 중단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양적 긴축 종료는 지급준비금 규모를 더 충분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Ipek Ozkardeskaya) 스위스쿼트(Swissquote)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해 은행권에 발생한 문제를 연준이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기 위해 금융 위기를 촉발할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당국이 예금을 보호하고 시장 리스크를 막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지만 실제로 은행 주가는 여전히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장중 JP모건 주가는 1.8%, 뱅크오브아메리카 주가는 5.8% 하락했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는 61% 급락했다.
애널리스트는 "내일(14일) 미국 물가 지표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은행 업계 상황이 이 같은 지표를 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표(CPI)는 전년 대비 6%, 전월 대비 0.4%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