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가 암호화폐 거래 지원 대상을 기관에서 개인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피델리티가 개인 투자자가 자사 증권사 계좌를 통해 비트코인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2018년 헤지펀드와 기관 고객에 지원을 시작한 암호화폐 거래를 증권사 개인 고객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재 피델리티가 보유한 개인 증권사 계좌는 3440만 여개다.
피델리티의 첫 암호화폐 고객사인 갤럭시디지털 CEO 마이크 노보그라츠도 최근 한 행사에서 "한 소식통을 통해 피델리티가 조만간 자사 개인 고객에 암호화폐를 제공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들었다"고 밝혔다.
피델리티는 가장 발빠르게 암호화폐 채택에 나선 미국 주요 금융기관 중 하나다. 아비가일 존슨 피델리티 CEO는 약 10년 전부터 주간 암호화폐 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는 2015년 비트코인 채굴을 시작했으며,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와 연계해 자사 개인 고객이 보유 암호화폐를 조회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2020년에는 자산가 고객을 위한 암호화폐 펀드도 개설했다.
지난 4월에는 미국 퇴직연금 401(k)의 투자 옵션으로 비트코인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401(k)는 기업이 직원 급여의 일부를 차감해 투자 계정이나 저축 계정에 적립하는 퇴직연금이다.
피델리티가 개인 고객 대상 암호화폐 거래 지원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규제 당국의 관심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피델리티가 퇴직연금을 통한 비트코인 투자 허용 계획을 밝힌 직후, 미국 노동부는 위험 자산에 퇴직연금을 노출하는 것에 대해 큰 우려를 표했다. 아울러, 재닛 옐런 재무장관, 미국 상원의원 3명 등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