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금융청, 암호화폐 세법 개정 검토 중..."스타트업 이탈 막아야"

일본 금융당국이 2023년 세제 개편을 통해 암호화폐 기업에 대해 과세 부담을 덜어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24일(현지시간) 일본 매체 요미우리가 보도했다.

일본 현행 세법은 암호화폐 취급 개인 및 기업에 과도한 세율을 적용해 혁신을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일본 스타트업들이 과도한 과세로 인해 싱가포르 등 암호화폐 친화적인 국가로 거점을 옮기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일본 금융청은 내년 국가 세제 개혁에 앞서 암호화폐 과세 체계를 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경 내용은 ▲회계연도 종료 시점에 기업의 '미실현' 암호화폐에 대해 자본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안과 ▲암호화폐 분류 방식을 변경해 최대 자본소득세율을 기존 55%에서 20%까지 낮추는 방안이다.

일본은 현재 기업 및 개인 모두에게 실현 및 미실현 암호화폐 소득에 대한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암호화폐를 판매해 얻은 소득뿐 아니라 보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도 회계연도 종료 시점인 3월 31일 '소득'으로 간주해 과세한다. 이는 암호화폐 스타트업들이 자체 토큰을 발행하고, 의결권 유지 등을 목적으로 일정 비율을 보유하는 데 큰 제약이 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업의 미실현 암호화폐 자산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암호화폐 기업의 일본 내 창업을 장려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실제 세법이 개정된다면 기업들은 토큰을 판매해 발생한 수익에 기초해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암호화폐 소득에 대한 세율 조정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은 20만 엔(한화 약 195만원) 이상의 암호화폐 수익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해 지방세 포함 15%~55%의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 디파이 대출, 비트코인 채굴, 일반 암호화폐 거래 등에서 발생한 모든 소득이 기타소득이다. 주식 및 외환 거래 관련 세율인 20%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세율 조정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한편, 현지 암호화폐 업계는 보다 완화된 과세 기준 적용을 기대하고 있다. 개인과 기업 투자자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보다 종합적인 세제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본암호자산사업협회(JCBA)과 일본가상·암호자산거래소협회(JVCEA)는 실현·미실현 암호화폐 소득에 '비과세'하고, 기업이 단기 투자를 통해 소득을 얻은 경우에만 과세할 것을 제안했다. 개인 투자자에 대해서는 20%의 고정 세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두 협회가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과세 개정안을 준비 중이며, 이를 금융청에 제출해 세제 개혁안에 반영을 촉구할 것이라고 알려진 바 있다.

이같은 일본 내 암호화폐 세제 개선 움직임은 "2022년을 창업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스타트업 지원 발언 이후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는 스타트업 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작업에 작수했으며, 연말까지 이를 위한 5개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이번 논의는 기업 부문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투자자를 위한 세율 변경은 검토되지 않고 있다고 알려졌다. 일본 금융청과 경제산업성은 세법 개정을 공동 논의할 예정이며, 최종 채택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 절차를 밟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10월부터 암호화폐 투자로 얻은 소득이 250만원이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0%의 세금을 부과할 예정이었으나, 투자자 보호 제도 미흡 등의 이유로 도입 시기를 2023년에서 2025년으로 미룬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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