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율규제기관 "기업·개인 과세 부담 완화해야...30%, 55%는 과도"

일본 암호화폐 자율규제기관들이 업계 성장을 저해하는 과세 체계 수정을 정부에 요청할 계획이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확인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일본암호화자산사업자협회(JCBA)와 일본가상·암호화자산거래소협회(JVCEA)는 기업과 개인의 암호화폐 과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규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세율이 30%에 달하는 기업의 암호화폐 법인세를 없애고, 개인의 양도소득세도 최고 55%에서 20% 수준으로 조정하는 규정안을 준비 중이다.

자율규제기관들은 "단기매매 목적만 아니라면, 기업이 암호화폐를 보유하면서 발생한 서류상의 소득에는 과세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일본은 미실현 소득을 포함해 암호화폐 보유 시 발생한 소득에 약 30%의 법인세를 부과하고 있다.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투표권을 주는 '거버넌스 토큰'도 과세 대상이다.

이같은 과세 방식은 기업이 암호화폐를 발행·보유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을 높여 암호화폐 사업 추진을 방해하고 있다. 자금난에 빠진 많은 스타트업에 특히 부담을 안게 된다. 이에 기업과 인재들이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웹3.0 인프라 개발사 '스테이크 테크놀로지'의 소타 와타나베 CEO는 "일본은 사업이 불가능한 곳"이라면서 "웹3.0 헤네모니를 쥐기 위해 전 세계가 경쟁하고 있는데, 일본은 출발선에 서지도 못했다"고 비난했다.

샘슨 모우 전 블록스트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의 높은 과세 체계를 거론하면서 "기업들은 다른 대안이 있기 때문에 과세에만 집중하는 국가 경제는 위축되고, 외부 투자를 받기도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일본 자율규제기관들은 개인의 양도소득세율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최고 55%까지 과세할 수 있는 암호화폐 소득에 20%의 고정 세율로 과세하도록 금융청에 요청할 계획이다.

일본은 산업을 대표하는 기관에서 규정안을 제출받아 여름부터 연례 과세 논의를 시작하고, 연말에 자민당 조세위원들이 과세 방안을 결정한다. 자율규제기관의 규정안은 이르면 이번주 금융청에 제출될 예정이다.

익명의 금융청 관계자는 "당국 또한 암호화폐 법인세 변경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오는 8월 세무당국에 제출할 연례 개정안에 (자율규제기관의) 규정안을 포함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본의 암호화폐 규제가 실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기시다 후미오 정부가 공언한 웹3.0 산업 지지 계획이 실제로 이행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