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측이 지분증명(PoS) 통합 계획을 발표하며 이더리움 가격이 급등한 데 비해 이더리움 해시레이트는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더리움 개발자 팀 베이코는 오는 9월 19일 이더리움의 지분증명 통합인 머지(Merge)가 진행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이더리움의 2.0 업데이트에 관한 기대감으로 이더리움은 코인마켓캡 기준 14일 약 139만원에서 현재 약 48% 상승한 206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 가격 호재와 달리 이더리움 해시레이트는 오르지 않았다. 암호화폐 정보 제공 플랫폼 코인워즈(Coinwarz) 데이터에 따르면 이더리움 해시레이트는 지난 6월 4일 1320TH/s로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이후 30일 이더리움 그레이글레이셔(난이도 폭탄 지연) 업그레이드와 함께 968TH/s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고 있지만, 명확한 회복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해시레이트란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전체 컴퓨터의 연산 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가상자산(암호화폐) 채굴 능력, 채굴 작업이 이뤄지는 속도를 가리킨다. 해시레이트가 높아진다는 것은 대다수의 경우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채굴 난도가 상승하며 채굴 원가가 오를 것임을 의미한다. 반대로 암호화폐 채굴자가 채굴을 중지하고 네트워크에서 벗어나면 채굴 난도와 해시레이트가 낮아지므로, 해시레이트 하락은 채굴자들이 해당 암호화폐에 대한 수익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더리움이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으로 전환하기 전에 해시파워를 다른 암호화폐로 옮기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같은 방식으로 채굴할 수 있는 이더리움 클래식으로의 전환을 예로 든다. 1세대 블록체인 전문가로 알려진 이정우 업루트컴퍼니 대표는 "PoS 전환이 완료되면 채굴자들의 역할이 없어지고, 최근 PoS 스케줄이 꽤 구체적으로 제시됨에 따라 채굴자들이 빠질 준비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같은 알고리즘으로 채굴할 수 있는 이더리움 클래식 가격이 상승하면서 이더리움 클래식으로 채굴자가 이동하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더리움이 PoS 전환 일자를 밝힌 지난 14일 개당 1만8000원 수준이던 이더리움 클래식은 현재 3만3000원으로 엿새 만에 약 83% 상승했다.
한편, 이러한 주장은 이더리움 해시레이트의 감소를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한다. 이더리움 클래식 해시레이트는 이더리움 해시레이트가 급락한 6월 30일 전날과 유사한 17TH/s에서 18TH/s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현재도 19.47TH/s로 미미하게 올라 이더리움 해시레이트 감소 폭과 일치하지 않는다. 또 이더리움 해시레이트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으로 인한 채굴자들의 수익성 악화 등의 이유로 2.0 업데이트 예고 전부터 감소하다 그레이글레이셔가 진행된 전월 30일 급락했고, 오히려 PoS 일정이 발표된 16일에는 뚜렷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또 채굴자 이탈이 이더리움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추적 플랫폼 해시레이트 인덱스는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 해시레이트 성장률이 지난 1분기 15%, 2021년 4분기 27%에 비해 크게 둔화한 7%에 불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