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Commentary는 한 주간 있었던 주요 소식들을 되짚어보고 향후 주목할 포인트에 대한 디스프레드 리서치의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12월 6일 Market Commentary에서는 하이퍼리퀴드 대규모 에어드랍 이후 전개와 계엄령 선포 전후 국내 가상자산 시장 현황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1. 하이퍼리퀴드 대규모 에어드랍, 이후 전개는?

출처: HYPE Genesis

하이퍼리퀴드는 한국 시간 기준 지난 11월 27일 $HYPE 토큰 에어드랍 소식과 함께 토크노믹스를 발표하였습니다. 10억 개의 총발행량 중 3억 1천만 개(총발행량 중 31%)의 토큰이 한국 시간 기준 11월 29일 16:30에 제네시스 에어드랍 이벤트에서 분배될 것을 발표하였으며, $HYPE 토큰이 다수의 프리마켓에서 $3.5 ~ 4B 가치의 FDV(Fully Diluted Valuation; 완전 희석 가치)로 거래되던 것을 감안한다면 약 $1B ~ $1.2B의 가치의 토큰이 에어드랍되는 대규모 이벤트였습니다.

제네시스 에어드랍과 함께 $2의 시작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한 $HYPE 토큰은 단 6일 만에 500% 이상의 상승률을 보여주며 작성 시점인 12월 4일 현재, 최고가 $12.95를 기록하였습니다. 보통 신규 출시 프로젝트들이 10% 내외의 토큰 에어드랍을 실시하고 시장 조성자(Market Maker; MM)에게 일부 토큰을 할당하여 토큰 가격의 급등락을 억제하는 한편, 하이퍼리퀴드의 이번 에어드랍은 31%의 대규모 토큰 에어드랍이면서 중앙 거래소나 시장 조성자에게 토큰을 할당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큰 가격 하락 없이 연일 상승하는 모습이 더욱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에어드랍 이벤트를 앞두고 약 $200M 규모의 USDC가 하이퍼리퀴드 생태계로 새로이 브릿징된 것으로 확인되며, $HYPE 토큰을 거래할 수 있는 Spot 시장으로만 약 $130M의 USDC가 유입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한 출시일 이후 4일 동안 $1B이 넘는 거래대금을 만들어내며, 토큰 에어드랍 이벤트를 통해 엄청난 파급력을 만들어냈습니다.

$HYPE 토큰 출시 이후 Spot 시장 규모가 급상승하는 모습을 보임; 출처: purrburn.fun

Spot 시장 거래대금 또한 $HYPE 토큰 출시 이후 급등하는 모습을 보임; 출처: purrburn.fun

또한, 대다수의 프로젝트가 토큰 출시(TGE) 및 에어드랍 이벤트 이후 프로토콜 활성도가 크게 저하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면, 하이퍼리퀴드는 에어드랍 이후에도 일일 거래대금 $6B ~ $8B의 규모의 높은 활성도를 연일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한 온체인 Perp DEX가 아닌 레이어1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하이퍼리퀴드가 이번 이벤트 이후 기록하고 있는 높은 활성 지표를 유지하며 생태계를 확장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에어드랍 이후 일일 거래대금 $6B ~ $8B를 기록하고 있는 하이퍼리퀴드; 출처: Defillama

1.1. DeSpread’s Comments

$HYPE은 현재 $12 내외의 가격을 형성하여 약 $12B의 FDV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수치를 TVL과 함께 Perp DEX 및 레이어 프로젝트들과 비교 분석을 해본다면 위 이미지와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각 프로젝트의 FDV는 해당 프로젝트의 네이티브 토큰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비교의 편의를 위해 단순히 TVL과 FDV를 통해 평가하였긴 하지만, 이 분석에 따르면 하이퍼리퀴드를 단순히 Perp DEX 프로젝트라고 상정할 시 피어 프로젝트에 비해 다소 고평가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레이어 프로젝트라고 상정할 시 토큰 가치가 적정, 혹은 피어 프로젝트(Sui, Avalanche, Aptos 등)에 비해 다소 저평가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 체인별 Perp DEX 거래대금은 12월 1일 기준 하이퍼리퀴드가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음; 출처: Defillama

하지만 거래대금 관점에서 하이퍼리퀴드를 본다면, 타 Perp DEX 프로젝트와의 비교에서 고평가 되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최근 하이퍼리퀴드는 온체인에서 발생하는 PerP DEX 거래대금 중 5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성 시점인 12월 5일 기준 일일 거래대금 약 $8.57B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일 프로토콜 기준(2위인 Jupiter가 일일 거래대금 $1.25B를 기록)으로도, 단일 체인 기준(2위인 이더리움 체인이 일일 거래대금 $1.77B를 기록)으로도 압도적인 수치이며, 오히려 중앙거래소인 Deribit과 비교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출처: 동남풍이 분다 채널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HYPE 토큰 출시 이후 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고평가 논란이나 급락에 대한 우려보다는, 앞으로 전개될 HyperEVM의 출범과 레이어 1 생태계 확장으로 인한 프로젝트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에 더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1) 토큰 출시 이후 현물 시장 거래대금 증가분이 대부분 $HYPE 거래에서 발생했다는 점, 2) 자연스레 $HYPE 외의 생태계 밈코인에 대한 확산 효과는 아직 미미하다는 점은 지적할 수 있겠으나, 프로토콜 평가에 있어 치명적인 부분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이후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큰 출시와 함께 많은 이들에게 FOMO(fearing of missing out)를 선사하고 강성 커뮤니티가 존재함을 알린 하이퍼리퀴드는 과연 그들이 내세우는 “온체인 바이낸스”로 도약할 수 있을까요? 이 프로젝트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되든 남은 2024년, 그리고 다가올 2025년에 주목해봐야 할 프로젝트임에는 틀림없을 것입니다.

2. 리플의 귀환, 그리고 계….엄?

2021년 고점을 아득히 뛰어넘은 리플; 출처: 트레이딩뷰

11월을 리플($XRP)의 달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특히 지난 11월 28일부터 약 일주일간 100%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으며, 2021년에 기록한 전고점을 아득히 뛰어넘으며 최대 $2.9까지 상승하였습니다. 이로써 리플은 11월 시초가인 $0.5에서 최대 $2.9까지 한 달 동안 약 480%라는 엄청난 수치의 상승률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상승에는 리플에 대한 한국 시장의 뜨거운 관심이 일부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주 마켓 코멘터리에서도 리플은 분석 기간(11월 20일 ~ 26일) 동안 한국 5대 거래소(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에서 거래대금 약 $16.4B을 기록하며, 가장 많이 거래되었던 가상자산이었습니다.

리플에 대한 코인베이스 및 업비트 가격 프리미엄 차트; 출처: 주기영 대표 트윗

한편, 지난 12월 3일 22시 28분, 대한민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의 혼란을 초래하는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라고 발언하며, 전두환 정부 이후 45년 만에 갑작스럽게 비상계엄령을 선포를 하였습니다.

비상계엄령 선포를 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 출처: 동아일보

이에 국내의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국내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매도하고 시장을 이탈하는 ‘패닉 셀’이 시작되면서 업비트의 $BTC 가격은 바이낸스 대비 최대 -16% 상당의 역프리미엄이 발생하였으며, 업비트와 빗썸에 너무 많은 트래픽이 몰려 두 거래소 모두 약 2시간가량 서버가 다운되어 서비스 이용이 일시정지되기도 하였습니다.

한국 BTC 프리미엄 차트; 출처: 트레이딩뷰

또한 같은 시기, 국내 거래소에서 거래대금이 높은 XRP, DOGE, ENS, XLM과 같은 가상자산들이 타 가상자산 대비 더욱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는데, 특히 계엄선포 전 업비트의 원화 거래 페어에서 3,800원대에 거래되고 있던 XRP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30분 동안 최대 57%가량 급락하여 1,623원을 기록하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령은 2시간 뒤인 12월 4일 새벽 1시경, 국회에 모인 국회의원 190명의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해제되었으며, 이로부터 3시간 뒤인 새벽 4시 윤 대통령이 직접 계엄 해제를 발표하며 일단락되었습니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도 이에 곧바로 반응하여 계엄령 선포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작성일인 12월 6일 기준 업비트의 비트코인 가격은 바이낸스 대비 약 -1% 상당의 역프리미엄을 유지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2.1. DeSpread’s Comments

코스피 지수는 10월부터 최대 10% 가량 하락했다; 출처: 트레이딩뷰

계엄 선포와 같은 비일상적 정치 이벤트는 가상자산 시장을 포함한 한국 자산 시장의 불안정성을 점점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종합주가지수인 코스피(KOSPI)는 삼성전자의 부진과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한국에 대한 부정적 기대 확산 등으로 줄곧 하락세를 이어왔고, 작금의 계엄 사태로 인해 또다시 하락 가능성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한국의 정치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가상자산 시장이 크게 영향받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가상자산은 태생부터 글로벌한 성격을 지니고 있고 거래 또한 세계 각국에서 24시간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은 경제대국이 아니라면 일국의 정치 상황이 이 시장에 끼치는 영향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물론, 글로벌 거래량 중 한국 거래소의 거래량 점유율이 큰 종목의 경우에 한해서 가격 급등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통신 및 금융 시스템이 마비되지 않는 이상 내가 가진 자산을 역외 거래소, 혹은 온체인 환경으로 전송 가능하다는 블록체인 기반 자산의 특성을 더욱 체감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현 상황에서 한국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전통적인 자산들에 비해 가상자산은 글로벌 환경에 대한 노출도가 크기 때문에 정치적 불안정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는 점을 이유로 한국 투자자들로부터 점점 더 관심도가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폴리마켓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가능성에 대한 베팅이 진행 중이다; 출처: 폴리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