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 착륙장치부터 스마트홈 기기에 이르기까지, 혁신적인 제품 설계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가운데 실제로 그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데 있어 제조업체의 역할은 결정적이다. 이러한 흐름은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에게 제조 분야의 *판을 바꿀*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금융 및 기술분석 업체 디시전 리소스(Decision Resources) COO인 존 해덕스(John Haddox)는 제조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선 섣부른 확장보다 현실적인 기반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미 정부의 제조 부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 정책으로 인해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중소 제조업체들은 자금 안정성과 공급망 유연성을 갖춘 구조로의 전환이 더 절실해졌다.
최근 미국 중소기업청과 MBDA 등이 운영하는 ‘첨단 제조 센터’ 프로그램이 제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지만, 해당 지원금은 제한적이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에 따라 벤처 투자자들도 이제는 탄탄한 비용 구조와 신속한 조정력이 있는 스타트업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혁신은 단지 아이디어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존 해덕스는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사업 모델로 전환하려면 자금 조달 확보뿐 아니라, 기술 구현 방법, 생산 전략, 시장 진출 로드맵까지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정된 예산을 감안할 때, 제조 스타트업은 모듈형 접근 방식으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통해 초기 자본 비용을 줄이고 단계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서비스로서의 인프라(IaaS), 플랫폼(PaaS), 소프트웨어(SaaS) 등을 활용하면 클라우드 기반 환경에서 예측 정비나 생산 최적화 등의 첨단 기술을 도입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서버와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등에 대한 거액의 선투자 필요성을 줄이면서, 제조 초기 기업이 겪는 자금난을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신뢰할 수 있는 기술 파트너를 일찍 확보하면 운영 효율성과 기술 교육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앞으로 2년 안에 제조 산업 전반에서 통합 플랫폼 채택률이 70%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는 공장 운영 소프트웨어 및 설계 도구가 더욱 밀접하게 연결되며, 복잡성이 크게 증가한다는 의미다. 따라서 제조 스타트업은 초기에 시스템간 *호환성(interoperability)* 확보를 전략적 목표로 삼아야 한다.
표준화된 데이터 모델을 도입하면 여러 시스템 간 정보 연동이 쉬워지고,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는 고객 요구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제조 최적화를 이끄는 초석이 된다.
실제 제조 분야에서 국제표준기구(ISO), 미국표준협회(ANSI), 국제전기표준회의(IEC) 등이 제시하는 표준을 조기에 도입하면 고객사나 파트너들과의 데이터 호환성도 자연스럽게 확보된다. 특히 국내외 대규모 고객 기반을 확보하려는 스타트업에게는 필수 요소다.
결국 제조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작정 혁신을 외치기보다 모듈형 실행 전략과 데이터 표준화, 비용 최적화 역량이 요구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이런 전략을 채택한 스타트업이 더 안정적인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