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보안과 인공지능(AI)의 융합이 빠르게 전개되는 가운데,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엑사포스(Exaforce)가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에는 코슬라 벤처스(Khosla Ventures), 메이필드 펀드(Mayfield Fund), 톰베스트 벤처스(Thomvest Ventures) 등 저명한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엑사포스는 보안 운영센터(SOC)에 에이전트 기반의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주력하는 기업이다. 기존에는 보안 업무의 대부분이 인간 중심의 반복 작업에 의존했지만, 엑사포스는 고도화된 데이터 탐색 기술과 협업형 AI ‘엑사봇(Exabot)’을 접목해 수작업을 최소화하고 위협 탐지 정확도를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안쿠르 싱글라(Ankur Singla) 엑사포스 CEO는 "우리 플랫폼은 사람과 AI가 직관적으로 협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AI의 자동화 역량과 인간의 정밀한 판단이 결합되면, 정오탐(False Positive)은 감소하고 SOC 인력은 중요한 전략적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번 투자를 이끈 톰베스트 벤처스의 매니징 디렉터 우메시 파드발(Umesh Padval)은 AI에서 파생된 ‘에이전틱 AI(Agentic AI)’가 사이버 보안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에이전틱 AI는 보안 담당자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운영을 간소화하며, 기업 보안팀이 치명적인 해킹 이슈에 더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든다"고 말했다.
엑사포스의 성장세는 사이버 보안 스타트업을 둘러싼 벤처 투자의 전반적인 회복 흐름과 맞물린다. 크런치베이스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사이버 보안 분야 벤처 투자는 총 27억 달러(약 3조 8,880억 원)로 전 분기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분기 수준에 근접한 수치로, AI 기술을 접목한 보안 솔루션의 수요 증가가 자본 유입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이번 투자를 발판으로 엑사포스는 제품 고도화와 글로벌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AI가 데이터 분석과 대응 시간을 대폭 줄이는 혁신 기술로 자리매김하면서, 전통적인 보안 솔루션 대비 경쟁력 있는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AI와 보안 기술의 교차점에서 기회를 모색하는 스타트업이 속속 등장하면서, 이 분야에 대한 전략적 투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엑사포스의 이번 사례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보안 산업의 근본적인 진화를 가속화하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