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면서, 비트코인(BTC)을 비롯한 암호화폐가 ‘전형적인 상승 함정(bull trap)’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싱가포르 소재 트레이딩 기업 QCP 캐피털은 4월 10일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시장 단기 반등에 대한 신중한 접근을 촉구했다.
QCP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관세 계획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결정이 세계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됐고, 오히려 관세 압박이 더욱 심화됐다. QCP는 이에 대해 "중국이 노골적으로 지목된 만큼 시장은 베이징의 반격을 경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QCP는 특히 중국이 강력한 보복 조치를 단행할 경우, 최근 암호화폐 가격 급등은 일시적 환호에 불과하며 이후 급락을 동반하는 상승 함정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이번 주 초,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유예를 시사한 루머만으로도 주식시장은 전례 없는 급등락을 반복한 바 있다.
트레이딩 데스크는 5월과 6월 만기 옵션에서 계속해서 매도세가 포착되고 있다고 설명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이번 상승을 포지션 정리에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중국발 외환 흐름이 비트코인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이날 달러-위안 환율은 7.35를 기록하며 18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중국 인민은행이 무역 갈등에 대응해 위안화 평가절하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21st 캐피털 공동 창립자인 시나(Sina)는 자신의 SNS를 통해 "위안화 약세는 단순한 경제적 신호를 넘어선 전환점"이라며 "역사적으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일 때 자본은 중국을 떠나며, 그 중 상당 부분이 비트코인에 투입된다"고 설명했다.
시나는 특히 고조되는 관세 압박과 글로벌 무역 둔화, 전통 금융 시스템에 대한 신뢰 위축이 맞물리면서 비트코인이 단순한 리스크 헷지 수단을 넘어 *필수 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은 이제 어떤 국가에도 종속되지 않는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시장의 안정성을 추구하는 흐름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는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바닥을 완전히 다졌다고 보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 여러 분석가들은 향후 지속적인 반등을 위한 핵심 가격대 중 하나로 7만 달러 수준을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