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이 ‘가상자산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며 암호화폐 산업 규제에 본격 착수했지만, 업계에서는 중소 규모 업체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더블록(The Block)에 따르면, 대만 금융감독위원회(FSC)와 국회의원 황산산은 각각 ‘가상자산 서비스법(Virtual Asset Service Act)’ 초안을 발표하며 암호화폐 산업 규제를 위한 입법 절차에 착수했다. 양측 모두 국내외 모든 가상자산 서비스 제공자에게 라이선스 취득을 의무화하고, 외국 기업은 대만 내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는 공통된 요건을 담고 있다.
황산산 의원은 이날 열린 국회 공청회에서 조속한 초안 확정 후 1차 심의를 통해 연내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위는 5월 24일까지 대중 의견 수렴을 마친 뒤 6월 말 행정원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다. 대만은 이미 2023년 유사한 입법을 시도했으나 당시 회기가 종료되며 무산된 바 있다.
현행법상 대만 내 가상자산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이나 사업자는 자금세탁방지(AML) 등록을 의무적으로 완료해야 하며, 위반 시 2년 이하 징역 또는 최대 500만 대만달러(약 15만 달러)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법무법인 리앤리(Lee and Li) 파트너 에디 시옹은 AML 요건만으로도 상당한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핀테크협회 사무총장이자 암호화폐 전문 변호사인 케빈 청은 “해당 법안은 경영진 및 운영 요건을 금융기관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며, 기존 등록 기반 체제에서는 자본금이 3000만5000만 대만달러인 업체도 생존 가능했으나, 새 법 하에서는 3억5억 대만달러(약 1000만~1600만 달러) 자본금이 있어도 지속 운영이 어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일부 글로벌 사업자는 제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바이낸스 아태지역 대표 다미엔 호는 “적절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갖춘 규제는 대만 투자자에게 더 높은 유동성과 안정적 거래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만 내 일부 거래소는 유동성 부족 문제가 심각하며, 국경 간 유동성 확보가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대만의 이번 입법 시도는 아시아 주요 국가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규제 명확성을 높이는 흐름과 맞물려 있으며, 규제와 산업 생태계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