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굴 규제 강화하는 美 정부...백악관은 정책안 마련, 뉴욕주는 신규 사업 허가 '금지'

미국은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정책적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백악관은 암호화폐 채굴에 관한 정책안을 준비하고 있고, 뉴욕주는 2년 동안 신규 채굴 사업 허가를 유예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채굴은 블록체인에 거래를 검증·기록하고, 그 보상으로 암호화폐를 받는 활동을 말한다. 블록체인마다 다양한 거래 검증 방식이 있는데,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주요 블록체인은 연산 작업을 통해 복잡한 수학 문제를 푸는 '작업증명(PoW)' 방식을 사용한다. 컴퓨팅을 투입할 만큼 문제를 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낭비되는 전력이 많다.

비트코인 및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채굴 전력량은 급증하고 있다. 케임브리지 비트코인 전력 소모량 지수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은 핀란드, 파키스탄 등 국가와 비슷한 전력 소모 수준을 보인다.

전 세계 친환경 정책 기조가 강화되면서 PoW 기반 암호화폐가 정부와 기업의 환경적 목표 달성을 방해하고 전력망을 압박할 수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는 더 높아졌다.

규제 당국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막바지 작업 중인 범유럽 암호화폐 규제안에 POW 기반 암호화폐을 금지하는 조항을 포함시키기도 했다.

◇백악관, 암호화폐 채굴 정책 준비 중

지난 2일(현지시간) 블룸버그로우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은 암호화폐 채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안을 준비하고 있다.

코스타 사마라스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에너지 담당 수석보좌관은 암호화폐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다룬 보고서를 오는 8월 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마라스 보좌관은 "채굴과 관련해 소음, 공해, 화석 발전소 재가동 등의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면서 "이는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호화폐를) 금융 시스템의 일부가 되려면, 책임 있게 개발되고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해야 한다"면서 "개발 시 기후와 전력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의 디지털 자산 행정명령에 따른 첫 연구 보고서가 될 것"이라면서 "채굴에 따른 환경 오염과 채굴 방식에 따른 에너지 효율성 등 모든 내용을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뉴욕주, 2년 간 신규 채굴장 허가 없다

3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채굴의 환경 문제를 파악할 때까지 2년 간 신규 채굴 사업 허가를 중단하는 법안이 찬성 36표, 반대 27표로 뉴욕주 상원의회를 통과했다.

해당 법안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PoW 기반 암호화폐 채굴 사업의 신규 허가를 2년 동안 금지한다는 내용이다. 이 기간 동안 주 정부는 채굴이 환경에 미칠 잠재적인 영향을 연구할 계획이다.

해당 법안은 지난달 뉴욕주 하원의회를 통과하고, 이제 주지사 서명 절차만 남기고 있다.

일각에서는 "산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펼칠 경우, 텍사스 주 등 채굴 친화적인 지역으로의 사업장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법안 발의자인 케빈 파커 상원의원은 "신규 채굴 사업에 대한 허가를 금지할 뿐 기존에 운영 중인 업체나 허가 갱신 절차를 밟고 있는 업체에 적용되지 않는다"며 현지 채굴 업계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정책적 방향성은 미정이지만 환경 문제가 핵심 이슈로 논의되고 있는 만큼 채굴 업계도 친환경 전력원을 이용하는 등 자체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시총 2위 암호화폐 이더리움의 경우, PoW보다 90% 이상 적은 전력을 소모하는 거래 검증 방식인 지분증명(PoS)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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