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대한민국 부자들의 금융행태를 분석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Korean Wealth Report)'를 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부자(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와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원 이상~10억원 미만 보유), 일반 대중(금융자산 1억원 미만 보유)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2021년 12월)에 기반했다. 올해는 영리치(49세 이하의 부자)와 올드리치(50세 이상의 부자)를 비교하고 팬데믹 기간 부자의 자산관리를 분석했다.
영리치의 총자산 규모는 1인 평균 66억원으로 이 중 부동산이 60%, 금융자산이 40%를 차지한다. 올드리치는 1인 평균 총자산이 80억원, 부동산과 금융자산 비율은 영리치와 동일하다. 영리치는 1인당 1.7채, 올드리치는 1.5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주거 목적의 주택을 제외하면 영리치는 상업용 부동산, 올드리치는 토지 투자를 선호했다.
금융자산 보유 비중을 살펴보면 영리치와 올드리치 모두 예금 보유 비율이 가장 높았고 2순위는 주식이었다. 3순위에서 두 그룹간 차이가 관측됐다. 영리치는 현금화가 용이한 머니마켓펀드(MMF),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등 단기자산에, 올드리치는 보험이나 연금 등 장기 자산에 많은 금액을 예치하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현금 보유를 통해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또 영리치는 지인들과 선택적으로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선호했다.
영리치의 75%는 근로, 사업, 재산, 기타 소득 중 2가지 이상의 조합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소득에만 의존한 영리치의 경우 연평균 2억1000만원을 벌었지만, 근로와 재산소득을 동시에 누리는 경우 2배가 넘는 연 4억8000만원의 소득을 얻었다. 다양한 소득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단기간 내 부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드러났다.
영리치는 5명 중 1명이 가상자산에도 투자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자산에 투자중이지만 대부분 1억원 미만 규모였다. 가격 급등락을 이용한 시세차익과 장기적 관점의 가치 상승 기대 때문이다. 이밖에도 예술작품이나 음원, 대체불가토큰(NFT) 등 새로운 투자처에 향후 투자 의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영리치는 대부분 프라이빗뱅커(PB)서비스를 이용하지만, 의존도가 낮고 자기 주도적 관리의지가 강했다. 레버리지를 활용해 투자하며 최근 들어 주식 등으로 높은 수익을 낸 자녀를 옆에서 지켜본 부모들이 자산의 일부를 자녀에게 맡기는 모습도 관찰됐다.
황선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은행 PB 인터뷰를 통해 영리치의 특성을 확인한 결과, 올드리치가 노동력을 대가로 자산을 축적한 사람이라면 영리치는 대체로 아이디어로 돈을 번 사람이다."라며 "앞으로는 투자 자본이 영리치의 관심분야로 이동할 것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