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영국 등록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현지 시장에 접근하자 영국 금융 당국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022년 3월 7일(현지시간) 로이터, 더블록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신설한 결제 기술 업체 '비트피니티(Bifinity)'를 통해 디지털 자산운용사 에코넥스(Eqonex)와 계약을 체결하고 3600만 달러 상당의 전환대출을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2020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에코넥스는 거래, 수탁, 자산운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자산 기업이다. 양사의 파트너십은 영국 재정청(FCA)에 등록된 에코넥스의 자회사 '디지볼트(Digivault)' 활용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비트피니티는 에코넥스의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법률책임자(CLO), 이사 2명을 임명할 권한을 갖게 된다.
비트피니티는 리투아니아에 암호화폐 월렛 제공업체로 등록돼 있다. 설립 사실이 공개되기 전인 지난해 말부터 바이낸스에 실제적인 법정화폐-암호화폐 공급 채널로 역할했다. 페이세이프, 체크아웃닷컴 등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며 매장의 암호화폐 채택도 지원하고 있다.
현지 승인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영국 내 활동 반경을 넓히려는 바이낸스의 시도에 대해 규제 당국은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다.
FCA는 양사 계약이 마무리될 때까지, 당국이 디지볼트의 새로운 실소유 기업의 건전성이나 적합성, 기업 지배구조 변화에 대해 검토할 권한을 갖지 못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계약이 부적절하다고 판단되거나 자금세탁규정 위반이 확인되는 경우, FCA는 기업 등록을 일시 중지하거나 취소할 권한이 있다"고 경고했다.
FCA의 공식 입장에 대해 윤치원 에코넥스 회장은 에코넥스와 비트피니티가 규제를 준수하는 안전한 암호화폐 접근 채널을 제공하겠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낸스 대변인은 "재정청과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규제 이행에 회피적인 태도를 보였던 바이낸스는 2021년 각국 감독 당국에 집중 포화를 맞았다. 당시 FCA는 바이낸스가 소비자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운영 중단을 명령했었다.
이후 거래소는 규제기관과 협력하고 규정을 철저히 이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당국은 여전히 고위험 상품을 취급하는 거래소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FCA는 2022년 2월 바이낸스가 영국 결제 기업 페이세이프(Paysafe)와 계약을 체결하며 영국 주요 결제 네트워크와 연결됐을 때도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