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2022년, 새해 들어서도 변함없이 하루하루가 다르게 점층 된 블록체인에 관한 정보를 접하게 된다. 그것도 대체불가토큰(NFT)과 메타버스에 관한 정보가 가히 100%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말이다.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너도 나도 NFT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마치 오래전부 터 준비해 온 것처럼 메타버스에 심취해 있다. 이러한 때에 최근 몇몇 스타트 업을 만났다. 물론 여기 블록체인지원센터 안에 자리한 업체도 있지만 그보다도 더 많은 숫자의 외부 회사를 만나는 기회를 만들었고 만났다.
그들을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이 부분을 고민한다. ‘과연 우리 회사도 NFT 시장에 들어가야 하는가?’ 아니면 ‘지금처럼 그냥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가’ 또는 ‘메타버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어떤가?’하는 고민들이다.
상담한 회사 중 한 회사는 최근에 NFT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내용이 나온 언론 기사를 보내주는 등 상당한 진척을 보이기도 했다. 그 회사는 그럴만한 충분한 기술을 보유했을 뿐만 아니라 대표를 포함한 구성원들도 나름 그에 상응하는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과연 이 회사의 선택은 옳은 것일까?’라는 문제에서는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 만들어놨다 치고, 아니 이미 만들었지. 만들었고, 그다음 스텝은 뭐지?’라고 질문을 했을 때 그 답이 내 기준으로는 당황스러웠다. “많은 NFT 발행자들을 끌어들여야지요.”
‘그렇지, 맞지. 끌어들여야지, 그러나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그리고 이 치열한 시장에서 다른 플랫폼과 차별성을 주면서 우월한 정책을 수립·시행해야 할 텐데 ‘그에 대한 대안은 뭐지?’라는 질문에는 미적거리는 답이 나왔다.
틀림없이 NFT 시장은 밝고 지속적이고, 폭발적이라는 예측들은 최소한 지금 기준으로는 맞다. 지금 이 시점에서 아니라고 얘기할 만한 근거는 없다. 그 회사의 목표는 정말 컸다. 목표 고객 수가 많았다. NFT에 투자하려는 모든 사람이 본인들의 목표 시장이고, NFT로 이루어지는 모든 계수가 그들이 해야 할 목표 시장이었다. 이런 그들의 주장과 계획,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과연 맞는 것일까?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이 시장으로 뛰어드는 이유가 뭘까? 그것은 다름 아닌 거기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사업을 왜 하는가라는 원론적인 질문에 대한 답은 하나이다. 그 하나는 변칙적이게도 몇 가지의 명제로 치환되어 표현된다. ‘인류를 위하여! 인류를 이롭게 하기 위하여! 더 나은 삶을 제공해 주기 위하여!’ 등등, 그러나 솔직히 얘기하자면 딱 한 줄이다.
2018년도의 블록체인 스타트업 전성시대에는 블록체인 시장에 돈이 몰렸고, 지금은 NFT, 메타버스 시장에 돈이 몰리는 까닭인가라는 질문을 한다면 눈살을 찌푸릴 분이 있을 것 같다. 겁은 나지만 감히 말해 본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NFT, 메타버스 시장에 몰리는 이유는 바로 그곳에 돈이 있기 때문이다.
2018년도 어떤 블록체인 협회의 회원사는 무려 200여 개가 넘었다. 그러나 최근에 보면 이 숫자는 정말 엄청난 숫자로 느껴질 만큼 많은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이 사라졌다. 이는 왜일까? 바로 거기에는 코인, 토큰을 통한 자금이 있었고, 조달할 수 있는 길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사업을 하려면 반드시 돈이 필요하고, 그 돈을 조달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를 블록체인이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길이 모두 막혀버린 상황에서 스타트업들이 자금을 조달할 방법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마치 구세주처럼 NFT, 메타 버스가 나타난 것이다. 당연히 나라도 여기에 매달릴 것 같다. 아니 매달렸을 것이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을 나무랄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서 무척 안쓰럽다. 블록체인 스타트업들을 케어해주는 그 어떤 기관도, 조직도 없기 때문이다. 모든 창업 지원책에 블록체인은 있어도, 블록체인 비즈니스는 없다. 사업자등록증에 블록체인이 들어가는 순간의 그 아찔함은 겪어 본 사람만 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서울블록체인지원센터의 입주사들도 이런 면에서 상당히 조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하는데 필연적인 코인에 대한 우려가 깊이깊이 바닥에 기본적으로 깔려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블록체인 기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적극적으로 선도하고 있다. 그리고 자금의 흐름은 거래소를 앞세운 금융당국에서 선도하고 있다. 그러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를 하려는 스타트업은?
사실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해야 하는데, 추측건대 블록체인 비즈니스 스타트업에 지원을 표방하는 상황은 없다. 기술과 비즈니스와 자금, 이 세 축은 선순환 구조를 가져야 상호보완 작용이 이뤄지는데 이렇듯 비즈니스 없는 자금, 비즈니스에서 요구가 없는 기술을 논한다는 것은 공허한 외침에 다름 아닐까 한다.
다행스러운 것은 최근 부산시에서 블록체인 벤처컨벤션 테스트베드를 구축한다는 사실이다. 10여 개의 블록체인 스타트업을 입주시키기도 하면서 부산의 블록체인특구에 걸맞은 블록체인 스타트업 진흥에 관심을 쏟고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또한 각 지역의 지방 정부나 정부기관의 팀명에 ‘블록체인’이 붙는 부서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 또한 무척 고무적이다. 이렇듯 블록체인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상황들이 나타나는 것을 긍정적인 발판으로 삼아 블록체인 스타트업 의 비즈니스는 계속되어야 한다.
본 기고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2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