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월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1월 5일 발생한 대규모 시위에 의한 비상사태 이후 카자흐스탄은 더 이상 비트코인 채굴을 위한 최적의 장소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한 일부 채굴업자들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로의 채굴장 이전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자흐스탄은 2021년 5월과 9월 중국 정부가 암호화폐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작한 이후 중국의 규제를 피해 나온 채굴업자들로 인해 미국에 이어 최대 비트코인 채굴 허브가 됐다. 2021년 8월에는 전 세계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해시레이트 비율이 18%를 차지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 5일 대규모 시위에 의해 인터넷 접속이 끊겼고, 이때의 비상사태로 카자흐스탄의 글로벌 컴퓨팅 파워는 13%가량 떨어졌다.
이후 사태가 진정되고 인터넷이 복구되면서 채굴업자들 상당수가 다시 채굴을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후 채굴업자들은 불안정한 카자흐스탄의 상황과 카자흐스탄 정부의 감시 강화로 채굴 사업에 전망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과 인터뷰를 진행한 4명의 주요 채굴업자 중 한 명인 빈센트 류(Vincent Liu)는 “2~3년 전만 해도 카자흐스탄은 안정적인 정치 환경과 저렴한 전력 덕분에 채굴업자의 천국이라고 불렸다”며 “하지만 최근 카자흐스탄의 변화로 북미나 러시아 등으로 사업장을 옮기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노화된 석탄 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데, 최근 카자흐스탄 당국이 탄소 배출 감소에 나서고 있어 전력 소모가 많은 채굴업자들에게 화살이 돌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당국은 지하경제와 외국인이 소유한 산업에 대한 세금 부과와 규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카자흐스탄 당국은 신고하지 않은 미등록 채굴업자에 대한 단속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자흐스탄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등록 채굴업자는 신고된 채굴업자 대비 2배나 많은 전력을 소모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암호화폐 채굴 업체 BTC KZ의 창업자 딘-무카메드 마트케노프(Din-mukhammed Matkenov)는 “중국의 규제를 피해온 채굴업자의 유입이 전력 사용량을 크게 늘려 카자흐스탄 국내의 채굴업자들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라며 “고객들이 미국이나 러시아 등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트케노프는 이어 “카자흐스탄의 채굴산업이 위험에 처해 있다”라며 “카자흐스탄 북부 도시에 3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데 전력 공급 문제로 회사 업무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트케노프는 여전히 카자흐스탄이 채굴업자에게 매력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북미나 러시아 등가 비교해 저렴한 세금, 인건비, 장비 등은 여전히 이점으로 작용한다”라며 “카자흐스탄의 전력은 킬로와트당 최소 0.03달러에서 0.04달러 수준으로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며 0.05달러인 러시아보다 저렴하다”고 강조했다.
캐나다에 본사를 둔 채굴업체 Pow.re의 마이크 코헨(Mike Cohen) 역시 “카자흐스탄에서 채굴사업을 하는 것은 쉽다, 러시아나 북미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라며 “이곳에서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화석 연료 에너지원에 대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