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대통령이 암호화폐 산업의 제도 정비와 관련 서비스 출시를 주문했다. 중국의 암호화폐 채굴 규제로 암호화폐 채굴장이 급증하자 관련 대응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카심 조마르트 토카예프(Kassym Jomart Tokayev)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2021년 11월 19일(이하 현지시간) 금융권 대표단 간담회에서 "암호화폐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며 "기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냉정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를 위한 규제 환경 조성에 착수해야 한다"라며 "카자흐스탄은 암호화폐 채굴 시장에서 전 세계 2위가 됐음에도 (제도 미비로 인해) 경제적 이익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카예프는 디지털 금융 혁신을 위한 포괄적인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 부문의 디지털화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단순히 타국의 정책을 베끼는 것이 아니라 카자흐스탄만의 새로운 혁신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카자흐스탄 내 암호화폐 산업이 급성장하면서, 본격적인 제도 정비 및 관련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나왔다.
중국의 규제 압박에 암호화폐 채굴장의 탈중국화가 진행되면서, 카자흐스탄 내 암호화폐 산업이 빠르게 성장했다. 국가 블록체인 발전·데이터센터산업협회(NABDC)는 카자흐스탄이 암호화폐 채굴을 통해 향후 5년 동안 최소 15억 달러(약 1조 779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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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문제 해결도 필요
카자흐스탄은 암호화폐 산업 육성과 관련해 전력 문제라는 선결 과제를 가지고 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암호화폐 채굴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일어난 전력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국내 전력 부족의 전조를 확인했다"라며 "지지를 받지 못한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계획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개발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은 2021년 10월 3개의 주요 석탄 화력발전소가 가동을 멈추면서 전력난을 겪은 바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채굴장에 대한 전력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마그줌 미르자갈리예프(Magzum Mirzagaliyev) 에너지장관은 2021년 9월 "국내 전기 소비량이 1년 새 7% 증가했다"라며 "정부가 암호화폐 채굴장에 1메가와트, 암호화폐 채굴 산업 전체에 100메가와트로 전력 공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