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비트코인 선물 ETF가 승인되고 비트코인이 6만 6000달러를 돌파함에 따라 암호화폐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편에서는 거래소 혹은 암호화폐 재단이 암호화폐 가격을 몇 십 배로 부풀리는 대규모 시세 조작 행위를 했다는 보도가 속속 나오고 있다.
이인구 도킹블록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에 만연한 시세 조작 행위를 방지하고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정부에서 관련 제도를 마련하고 투자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도킹블록 대표 이인구입니다. 도킹블록은 가상자산 시장에 유동성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유동성 공급사입니다. 증권시장에 유동성을 제공하는 행위를 시장조성 및 마켓메이킹으로 부르며 이를 통해 각각 종목의 원활한 거래를 도모합니다. 도킹블록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전문적으로 각각의 마켓에 유동성을 공급해 건강한 마켓을 형성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마켓메이킹이 무엇이며 왜 필요한가요? 암호화폐 시장 내 도킹블록의 역할과 주요 솔루션은 무엇인가요?
마켓메이킹은 유가증권시장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시장 참여자 및 거래자가 많지 않은 종목일수록 마켓메이킹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적정한 유동성 공급을 통한 마켓메이킹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해당 매수자와 매도자 간의 원활한 거래가 발생하지 않을뿐더러 시장가에 대한 신뢰도 크게 실추됩니다. 매수자는 조금이라도 더 싸게 매수하고 싶고, 매도자는 더 비싸게 매도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지만 이 간격이 크다면 거래가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혹여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 간의 간격이 큰 상태에서 거래가 발생할지라도 다음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에 시장 경색을 야기하게 됩니다.
자산시장에서 각 투자자는 매수자 포지션과 매도자 포지션을 오가는데, 어느 종목을 매수했다면 필연적으로 언젠가는 매도자 포지션으로 전환하게 됩니다. 하지만 유동성이 적절히 받쳐지지 않으면 적정가를 판가름할 수 없게 되고 원치 않는 가격에 매매하게 됩니다. 이를 위해 유동성 공급자들이 가이드라인 내에서 의무적으로 매수와 매도 호가를 제출해 해당 종목이 원활히 거래되고 적정 시장가가 책정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마켓메이킹의 일환입니다.
도킹블록은 전통 금융 시장이 아닌 암호화폐 시장을 전문으로 유동성 공급을 맡아오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투자자 대비 현저히 낮은 시장 유동성을 가지고 있으며 온체인과 오프체인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도킹블록은 2018년부터 유동성 공급 솔루션을 개발해 배포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157개 이상의 종목들의 유동성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단 한 번의 금융사고 또한 발생하지 않은 점은 저희가 가장 자부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마켓메이킹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가격 조작 행위로 인식되기도 하는데요. 인식의 변화를 위해 어떤 부분이 필요할까요?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마켓메이킹이 시장을 조작하고 교란하는 뜻으로 통용되는 듯합니다. 재단과 결탁해 시장조작과 시장 교란을 일삼는 주체를 마켓메이커로 부르고 있으며 때로는 거래소와 결탁하는 정황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마켓메이킹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금까지 마켓메이킹을 빙자한 가격 조작 행위가 판을 쳤던 이유는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부재했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도 암호화폐가 조금씩 제도권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현재는 거래소에 대한 규제만 발의되었을 뿐 투자자 보호를 침해하고 권익을 침해하는 가격 조작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규제가 요원한 실정입니다. 시세를 조작하는 세력은 여러 암호화폐 재단과 결탁해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이 정부 주도하에 관리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성숙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건전한 암호화폐 시장 조성을 위해 어떤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야 할까요?
건전한 암호화폐 시장 조성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세 조작 행위를 예방하는 법안이 마련되고 준법감시인과 시장감시자가 지정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부에서 전통 금융시장처럼 시장감시자 혹은 준법감시인 제도를 시행하고, 유동성 공급 및 시장조성자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합니다. 또한 관련 제도를 편찬해 거래소들이 이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전통 금융시장에서처럼 금융사들이 각각의 유동성 공급사와 계약을 체결해 종목들을 관리하는 방향이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은 제도와 법령이 이제 막 들어서고 있으며 미비한 부분도 많기에 유동성 공급사를 금융사 혹은 거래소가 아닌 정부에서 직접 지정할 필요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오프체인 영역에서 전문적인 다양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유동성 공급을 다루는 저희 도킹블록이 많은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자사는 오프체인 분석을 토대로 종목별 시장 신뢰도와 컨디션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솔루션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며 곧 론칭을 앞두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의 근본적인 취약한 유동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업계 차원에서도 변화가 필요해 보입니다. 업계 내부적으로는 어떤 부분이 개선돼야 합니까?
암호화폐 시장 내 업계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변화하길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무리가 따릅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미래가치뿐만 아니라 단기적인 변동성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매매 동기로 촉발하는 요인이기 때문에 시장 자체적으로 자정작용이 발생하거나 긍정적인 변화가 따르기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적절한 규제와 법안을 도입해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타당합니다.
다만 업계 역시 오프체인 데이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에서 오프체인에 대한 이해도와 대중 관심도는 낮은 편이었다가 최근 온체인과 오프체인 영역이 상관관계를 달리하는 점들이 귀납적으로 드러나면서 오프체인 데이터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시장이 성숙해질수록 온체인은 물론 오프체인 영역이 더 많은 관심을 얻고 보다 유의미한 데이터들이 도출될 것입니다.
암호화폐 가격 거품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올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급등했습니다. 향후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계신가요?
모든 자산에 적정 가격을 논하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특히 비트코인은 언제나 거품 논란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가격을 떠나서 유의미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과거와 달리 다양한 투자 주체가 뛰어들고 있는 점입니다. 이는 시장 참여자가 다양해지고 자연히 유동성도 늘어난다는 방증입니다. 이런 현상이 계속되면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도리어 줄어들고 더 탄탄하고 안정적인 시장으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글로벌 자산시장 유동성에 예민한 시장이기 때문에 여러 변수가 도사리고 있습니다. 변동성이 높은 만큼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 도리어 투자 메리트가 하락해 시장 전체가 전반적으로 침체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중국 내 비트코인 채굴 해시레이트가 0에 수렴하고, 미국에서는 비트코인 현물 ETF 도입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뜨겁습니다. 시장 점유율이 미국으로 이전되고 제도권으로 받아들여지는 부분에 대해서는 시장 리스크의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입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하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도킹블록은 블록체인 프로젝트 전문 PR 에이전시를 인수하고 암호화폐 시장 교육 관련 자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오프체인 분석기 및 애널라이저 및 인디케이터를 개발해 현재 특허 출원 중에 있으며 이를 토대로 암호화폐 시장 영역에서 긍정적 영향력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또 여러 프로젝트의 마켓 자문 활동도 이어오고 있으며 유동성 관련 컨설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기회가 된다면 거래소와 정부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문 활동을 임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 인터뷰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11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