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년 역사의 세계적인 경매 회사 크리스티는 NFT를 새로운 예술적 매개체로 채택했다. 미술 시장의 혁신에 촉각을 기울여온 크리스티는 비플(Beeple)의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를 시작으로 다양한 NFT 작품을 예술 시장에 선보이며 전통 예술 시장과 NFT 시장을 잇는 교두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새롭고 창조적인 기회의 세계를 기대하고 있는 크리스티를 만나봤다.
자기소개와 크리스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크리스티 아시아 태평양 20세기 & 21세기 미술 부서’의 스페셜리스트를 맡은 로라 샤오(Laura Shao)입니다. 1766년 설립된 크리스티는 세계적인 미술 및 럭셔리 경매 회사입니다. 현장 및 온라인 경매, 프라이빗 세일로 잘 알려졌습니다. 크리스티는 미술 감정, 금융, 국제적인 부동산 및 교육 등 다양한 글로벌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합니다. 해외 46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으며 뉴욕, 런던, 홍콩, 파리, 제네바 등에서 국제적 경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미술 및 장식예술, 보석, 사진, 수집품, 와인 등 80개 이상의 카테고리를 취급하며 경매 범위는 200달러에서 1억 달러에 달합니다.
세계적인 예술품 경매 회사로 유명한 크리스티가 NFT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는 뭔가요? 현재 어떤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나요?
미술 산업에서는 매일 혁신이 일어납니다. 작가와 비즈니스는 다양한 기술을 실험해왔습니다. 크리스티는 미술 시장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기술이 미술 창작과 소비에 어떻게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해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아트는 개인용 컴퓨터가 도입된 이후부터 미술적 매체로 자리했지만 블록체인이 소개된 이후에야 비로소 소유권과 시장 가치를 확립할 수 있게 됐습니다.
NFT 시장은 지난 몇 년간 급성장하고 발전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이러한 추세는 블록체인 기술이 뒷받침한 세계화와 디지털화의 결과입니다. 팬데믹으로 인해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디지털 거래에 더 익숙해졌고 이는 NFT 시장에 더 힘을 실었습니다. 비플의 작업이 경매에서 놀라운 성공을 거둔 후 크리스티는 경매에서 라바랩스의 크립토펑크(1700만 달러)를 비롯해 더 많은 NFT를 선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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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경매와 일반 예술품 경매는 어떤 차이점이 있습니까?
NFT 시장은 순수 미술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추정가 전략이 보수적인 편입니다. 시작가를 낮춰 작업에 대한 가격을 시장이 결정하도록 할 것입니다. 경매에 소개하는 적합한 프로젝트를 선별하는 데도 매우 신중합니다.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고 커뮤니티의 탄탄한 지원을 받으며 현시대 최고의 예술적 혁신을 대표하는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NFT 시장에서 크리스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크리스티는 세계 미술 시장에서 가장 신뢰받는 이름 중 하나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순수 미술 세계와 NFT 세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합니다. NFT 판매 이전에는 두 세계가 겹치는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비플의 경우, 응찰자의 90%가 크리스티의 신규 고객이었죠. 그러나 이제 많은 기존 미술 컬렉터들도 NFT 컬렉팅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반대로 크립토 네이티브 컬렉터들 또한 미술품 컬렉팅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두 세계 모두에서 저희는 최고의 작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최초의 NFT 경매로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를 선택한 이유가 있 었나요? 어떻게 비플(Beeple)과 작업하게 됐나요?
비플은 최고의 디지털 아티스트 중 한 명입니다. 크리스티는 2020년 12월 비플의 작품 이 총 390만 달러를 기록했을 때 그가 NFT 영역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크리스티에 비플과 함께 일하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한 건 디지털 수집품 선두 마켓인 메이커스플레이스(Makersplace)였습니다. 메이커스플레이스는 NFT를 보다 큰 예술 세계에 소개하기 위한 적절한 파트너를 찾고 있었고, 마침 크리스티에서도 같은 아이디어가 이야기되고 있었습니다. 디지털 아트 분야에서 비플의 리더십, 기존 강력한 시장 및 엄청난 예술적 독창성을 고려했을 때, 비플이야 말로 저희가 함께 일하고 싶은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적합한 작품을 고르는 데는 시간이 조금 더 소요됐습니다. 몇 번의 회의 후 비플은 ‘Everydays: The First 5000 Days’를 크리스티에서 선보이는 것에 대한 의견을 줬습니다. 저희는 이 작업이 디지털 아트를 세계 미술 시장으로 안내할 가장 이상적이고 유일한 옵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의 13년간의 예술적 진화를 이미지 하나로 표현할 수 있다는 사실이 디지털 아트의 본질과 현시대, 이 순간의 중요성을 전달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첫 NFT 경매가 693만 달러에 판매되면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높은 예술품 판매 기록을 세웠는데요. 이 같은 결과를 예상하셨나요?
크리스티는 경매 결과에 매우 기뻤고 놀랐습니다. 모든 미술과 매체 유형과 마찬가지로 경매에서 낙찰된 가격은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고 있죠.
크립토펑크와는 어떻게 같이 작업하게 되셨나요? 시장 반응은 어땠나요?
크립토펑크는 역사의 흐름을 통해 현재 블루칩의 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가장 처음으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민트된 작품 중 하나입니다. 크립토펑크는 즉시 알아볼 수 있고 매우 단순하지만(24x24픽셀), 조합과 개성이 수천 가지에 달합니다. 이러한 NFT 스타일에 대한 가능성을 실제로 열어준 훌륭한 프로젝트입니다. 모든 아바타 프로젝트는 개수가 제한돼 있습니다. 크립토펑크는 1만 개, 지루한 원숭이 요트 클럽은 1만 개, 미비츠는 2만 개이죠. 그렇기 때문에 커뮤니티를 형성하기에 좋은 컬렉터들이 있습니다. 일부는 더욱 희귀한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크립토펑크의 좀비와 에일리언과 같이 예외적으로 희귀성 높은 펑크들은 수요도가 매우 높고, 최근 경매에서도 매우 높은 낙찰가를 달성했습니다. 따라서 희귀한 펑크 중 하나를 소유하는 것은 지위의 상징이 되기도 합니다. 컬렉터는 여러 가지 이유로 NFT를 구매합니다. 그중 하나는 특징과 개성의 표현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크립토펑크와 같은 프로필 스타일의 NFT가 이를 위한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펑크들은 각각이 고유한 특징들을 갖습니다. 크립토펑크 소장가들은 그들이 구매한 크립토펑크를 프로필 사진으로도 사용합니다. 이 아바타가 그들의 가상 페르소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NFT가 예술 산업에 가져올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미술 시장과 그 너머에서 NFT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나의 메커니즘으로써, 소유권 설정 방식의 전환에 있어서 NFT가 가진 가능성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우리는 예술가들이 어떻게 이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창조적 기회의 세계를 열 것인지 매우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현재 우리가 아는 미술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보고자 합니다. NFT 기반 미술은 미술 시장에서 독창적인 파괴력을 지닌 차세대 세력이 되기 위한 문턱에 서 있습니다. 크리스티가 이 새로운 미술 운동의 선두에 있다는 사실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흥미로운 프로젝트들이 있을 예정이니 많은 기대 바랍니다.
본 인터뷰는 <BBR: Blockchain Business Review> 10월호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