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달러 규모의 미국 인프라 투자법이 상원을 통과하고 하원으로 넘어갔다.
2021년 8월 10일(이하 현지시간) 뉴욕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인프라법을 찬성 69대 반대 30으로 통과시켰다. 암호화폐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는 과세 방안이 포함돼 있어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프라법은 바이든 정부가 인프라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하는 법안이다. 향후 10년 동안 도로, 항만 같은 전통 인프라를 비롯해 전기차 충전소, 초고속 인터넷 망을 확충하는 데 약 1조 달러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법안에 포함된 암호화폐 과세를 통해 280억 달러의 세수를 마련하게 된다.
문제는 암호화폐 채굴 사업자, 노드 운영자, 월렛 제공업체, 프로토콜 개발자까지 과세 대상인 '브로커'로 규정해 국세청에 과세 신고하도록 한 부분이다.
일부 상원의원을 비롯한 업계 관계자들은 실행 불가능한 규정을 부과해 산업을 누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론 와이든(Ron Wyden). 펫 투미(Pat Toomey),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를 비롯해 몇몇 의원들이 수정안을 내놓기도 했다.
상원 전체회의 토론이 끝난 상태에서 제출된 수정안의 경우 전원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리처드 셸비 의원(Richard Shelby)이 반대하면서 수정안 채택은 무산됐다.
인프라 법안은 결국 암호화폐 업계가 우려하는 원안 그대로 상원을 통과해 하원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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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암호화폐 성장 엔진 없앨 것"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 및 지지자들은 법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계속해서 개선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신시아 루미스 미국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법안이 전문가와 이해관계자의 의견 없이 비공개로 작성됐을 때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여준다"면서 "취지를 이해하지 않은 채 법안을 밀어붙인다면 금융 혁신 분야에서 중국에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혁신가를 위해 싸울 것이며 암호화폐 관련 규정을 바꾸기 위한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프로농구팀 댈러스 매브릭스의 구단주이자 유명 투자자인 마크 큐반(Mark Cuban)은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인프라법 통과는 비트코인과 암호화폐의 '성장 엔진'을 제거하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프라법을 통해 암호화폐 업계를 규제하는 것은 신용카드 사기를 우려해 1995년 전자상거래를 금지하는 것과 같은 처사"라고 부연했다.
제스 파월(Jesse Powell) 크라켄 CEO는 8월 1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인프라법의 통과는 완전히 재앙이다"라고 지적했다.
인프라 법안이 암호화폐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글래스노드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 8월 초 이후 100만 달러 이상의 비트코인 온체인 거래량은 10% 증가했다. 총 거래액의 70%에 육박한 규모다. 반면 100만 달러 미만 거래액 비중은 7월 이후 70%에서 30~40%로 감소했다.
해당 지표에 대해 디지털 자산 업체 이피션트 프론티어의 앤드류 투 임원은 "최근 암호화폐 가격 상승은 시장이 규제에 대해 강하게 반응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며 "기관은 명확하고 공정한 규제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