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이 된 미국 인프라 법안을 막기 위해 일부 의원들과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2021년 8월 4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론 와이든(Ron Wyden). 펫 투미(Pat Toomey), 신시아 루미스(Cynthia Lummis) 미 상원의원은 인프라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개정안은 암호화폐 기업의 국세청 신고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접근법을 제시하고 납세 대상에서 채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제외할 것을 제안했다.
의원들은 "기존 법안 그대로 통과될 경우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들 수 있다"면서 "브로커(중개인)에 대한 정의를 명확하게 하기 위해 인프라법 개정안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미 상원 금융위원회 소속 팻 투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1조 달러 규모 인프라법에서 요구하는 암호화폐 납세 신고 내용은 실제로 "실행 불가능하다"고 평가하면서 "암호화폐 납세 방안을 성급하게 설계했다"고 비판했다.
가장 큰 논란은 ‘브로커’의 정의!
문제의 핵심은 정보 신고 요구 조항이다. 인프라법 초안은 암호화폐 거래에 과세할 뿐 아니라 브로커들이 필요시 당국에 정보 신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부분은 ‘브로커(중개인)’란 단어에 대한 광범위하고 애매한 정의다. 과도하게 넓게 정의된 규제 조항은 암호화폐 중개인뿐 아니라 비트코인 채굴자까지 엄중히 단속하고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게 투미 의원의 지적이다. 일부는 채굴자뿐 아니라 탈중앙거래소(DEX)까지 브로커에 포함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투미 의원은 기존 인프라법이 '브로커'라는 단어에 소프트웨어 개발자, 하드웨어 제조업체, 채굴자 등을 포함시켜 납세 대상이 되게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브로커의 정의를 명확히 한 이번 개정안은 채굴자, 네트워크 검증자, 기타 서비스 제공자와 같은 비금융 중개업자들이 인프라법에 명시된 신고 조항 요건의 적용을 받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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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베이스·트위터 CEO, 인프라법 개정안 지지
암호화폐 산업 종사자들은 디지털 자산을 실제로 중개하지 않거나 국세청에 신고할 고객이 없는 업체까지 '브로커'에 포함시킨 것을 짚으면서 "인프라법은 암호화폐에 대한 세금 징수만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브라이언 암스트롱 코인베이스(Coinbase) CEO 또한 2021년 8월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암호화폐 '브로커'의 정의를 수정한 새로운 인프라법 개정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기존 인프라법의 내용에는 디지털 자산과 관련해 성급하게 고안된 조항이 존재한다"며 "이 조항들은 미국 암호화폐 산업에 심각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의도치 않게 암호화폐 혁신을 미국 외 지역으로 밀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스트롱 CEO는 "인프라법 초안의 경우 디지털 자산을 효과적으로 이전하는 모든 사람을 암호화폐 브로커로 정의했다"며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 내 거의 모든 사람(채굴자, 검증자, 스마트 컨트랙트 및 오픈소스 개발자)이 '브로커'로 취급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비판했다.
암스트롱 CEO는 "이 같은 정의는 말이 되지 않지만 다행히 론 와이든, 팻 투미, 신시아 루미스 등 상원의원이 ‘브로커’의 정의를 명확히 하는 개정안을 제시했다"며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CEO 또한 "미국 인프라법의 암호화폐 관련 조항을 개정하려는 팻 투미, 론 와이든 의원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인프라법의 암호화폐 납세 신고는 비트코인 노드 운영자, 개발자, 채굴자에게 실행 불가능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이용자 감시 더 심해질 것
비영리단체 전자프런티어재단(EFF)도 미국의 새로운 인프라법을 비판했다. EEF는 가상공간에서 이뤄지는 표현의 자유, 저작물의 자유로운 사용,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 정보 투명성을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인 비영리 단체다.
EEF는 "인프라법이 통과된다면 암호화폐 이용자가 더 많은 감시를 받게 될 것"이라며 "모든 암호화폐 업체, 심지어 타인의 암호화폐를 수탁하지 않는 업체들도 '브로커'로 정의돼 이용자의 세무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EEF는 이렇게 불필요하게 수집된 이용자 정보들이 결국 악용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인프라법에 블록체인 기업 떠날라
인프라법 개정안을 제출한 상원의원들은 "현재 법안이 최종 법안으로 채택될 경우, 미국은 암호화폐 사업에 관심이 있는 혁신가들과 투자자들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브스 또한 보고서를 통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법안에 포함된 암호화폐 세금 관련 조항이 미국 내 블록체인 기업들과 암호화폐 채굴자들의 ‘탈(脫) 미국‘을 현상을 촉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업계가 지적하는 부분은 주요 이슈인 감시 강화를 통해 암호화페 탈세 문제가 개선될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라며 "법안은 산업 전체를 위협할 정도로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애매한 기준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프라법 개정안은 상원에서 최소 60표를 얻어야 통과된다. 기존 법안 통과시 인프라법 '브로커' 정의에 따른 납세 대상의 규모는 약 28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