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관련해 유럽에서 두 번째, 네 번째로 앞서가고 있는 프랑스와 스위스가 국경 간 실험을 위해 손을 잡았다.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 화폐를 결제 방안을 채택하는 움직임을 한층 앞당기고 있다.
2021년 6월 10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프랑스 중앙은행, 스위스 국립은행, 국제결제은행(BIS) 산하 혁신허브는 국경 간 결제를 위한 도매용 CBDC 실험 프로젝트 '주라(Jura)'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프로젝트 '주라'는 도매용 CBDC 2종(유로, 스위스프랑)과 프랑스의 디지털 금융 상품을 이용해 분산원장기술(DLT) 플랫폼 상에서 국경 간 결제를 실험하게 된다.
지불즉시인도(DvP) 결제 매커니즘을 통한 디지털 유로화와 금융상품의 교환, 외환동시결제(PvP)를 통한 디지털 스위스프랑과 디지털 유로화의 교환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거래는 프랑스와 스위스에 위치한 은행 간에 처리된다.
이번 실험에는 액센츄어가 이끄는 민간 컨소시엄도 참여한다. 컨소시엄에는 크레딧스위스, 나티시스(Natixis), R3, SIX 디지털익스체인지, UBS가 협력한다.
프랑스·스위스, CBDC 개발 선도국 지위 굳힌다
프랑스와 스위스는 개별적인 CBDC 연구개발 및 실험을 적극 추진해왔다.
프랑스는 8개 민간 기업과 협력 관계를 맺고 파일럿을 통해 디지털 화폐의 결제, 청산 기능을 실험하고 있으며 디지털 유로 발행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스위스 중앙은행은 BIS와 개념증명 프로젝트 '헬베티아(Helvetia)'를 실시해 CBDC와 분산원장기술 도입의 기술적, 법적 타당성을 확인한 바 있다.
PwC가 정리한 전 세계 CBDC 개발 순위에 따르면 프랑스는 도매용 CBDC 부문에서 전체 6위, 유럽 국가 중 2위를 차지했다. 스위스는 소매 부문 11위, 도매 부분 12위에 올랐으며 유럽 국가 중에서는 4위를 기록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경 간 결제에서 도매용 CBDC가 제공할 수 있는 강점을 확인하는 각 중앙은행 실험을 더욱 확대하게 된다.
토큰포스트 주요 기사를 뉴스레터를 통해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실비 굴라드(Sylvie Goulard) 프랑스 중앙은행 부총재는 "도매용 CBDC가 금융 거래에서 최고 수준의 보안과 효율성을 제공할 잠재력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면서 "2020년 CBDC 분야에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실험적인 프로그램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앙드레아 M.매슬러(Andréa M. Maechler) 스위스 국립은행 이사는 "중앙은행이 기술 발전의 최상단에 위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스위스의 연구를 국경 간 결제 맥락으로 확대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브느와 꾀레(Benoît Cœuré) BIS 혁신허브 수장은 "이번 실험은 도매용 CBDC를 통해 국경 간 결제의 속도, 효율성, 투명성을 개선할 방안을 확인함으로서 G20가 국경 간 결제 개선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BIS가 연구하고 있는 다른 CBDC 실험도 보완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빨라지는 유럽 디지털 화폐 시계
프랑스, 스위스가 속한 유럽연합도 CBDC를 통해 유로화의 사용을 촉진하고 국제 세계에서 통화 위상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디지털 유로 발행을 검토 중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중앙은행(ECB) 총재는 6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7월 중순 디지털 유로화 연구 단계에 대한 승인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전환이 안전성, 저렴한 비용, 디지털 보조 기능 등으로 유로화의 매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국제 통화 채택이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유로화가 2020년 전체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1위국 미국 달러화의 점유율은 59%다.
영국 영란은행은 자체 CBDC '브릿코인'의 발행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하고 CBDC 관련 애널리스트, 개발자 등을 모집하고 있다.
디지털 시대 화폐 패권을 잡기 위한 전 세계 국가들의 CBDC 연구개발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60개 이상의 중앙은행들이 CBDC 경쟁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