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 결제 사업을 구상 중인 애플이 채용 공고에 '암호화폐'를 언급하며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을 내비쳤다.
애플 월렛·페이먼트·커머스(WPC) 팀은 2021년 5월 25일(이하 현지시간) 채용 공고에서 대안 결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경험 있는 사업 개발 총괄을 구한다고 밝혔다. 지원자 자격 조건 중 하나로 '암호화폐 분야 경력'을 제시해 이목을 끌었다.
공고에 따르면 애플은 글로벌 대안 결제 및 신흥 결제 솔루션 분야에서 검증된 전문가를 찾고 있다.
대안 결제 사업 개발 총괄은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와 모델을 구축하고 주요 업체 식별 및 협력 관계 수립 업무를 담당한다. 파트너 심사, 계약 협상 및 체결, 신규 프로그램 론칭 등 사업 개발 전반을 다루게 된다.
애플은 해당 직책의 자격 조건으로 디지털 월렛, BNPL(buy now pay later, 무이자 할부 결제 방식), 패스트페이먼트(Fast Payment), 암호화폐 등 대안 결제 제공업체에서 5년 이상 일한 경력이 있거나 협력한 경험을 제시했다.
애플은 "해당 직책은 애플페이 및 월렛 서비스의 성장을 위한 사업 전략 및 상품 로드맵에도 관여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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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결제 방식 '암호화폐'까지 확장할까
애플은 내부 결제 방식을 고수하고 암호화폐 등 대안 결제 방식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앱스토어에서 지원되는 모든 앱이 애플커머스의 규정 및 결제 방식을 따르도록 강제하고 있다.
2017년 12월에는 암호화폐 관련 가이드라인을 두고 암호화폐 채굴, 보상 등 관련 활동을 제한했다.
엄격하게 통제되는 애플 생태계는 포트나이트(Fortnite) 개발업체 에픽게임즈(Epic Games)와 애플 간 법정 싸움의 핵심 쟁점이다.
에픽게임즈는 2020년 8월 "애플이 앱스토어가 제공한 방식으로만 결제해야 하는 인앱결제 방식을 강제하고 앱에서 진행되는 모든 결제에 과도한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경쟁 및 지불 혁신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애플에 반독점 소송을 냈다.
에픽은 소송에서 "애플 규정만 아니면 앱에서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암호화폐 결제에 대한 애플의 공식 입장이 나온 것은 아니지만 이번 채용 공고를 통해 암호화폐 분야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애플이 향후 결제 방식을 확대하고 암호화폐 활용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