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크게 출렁인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에 진입한지 얼마 안 된 신규 투자자들이 패닉셀(panic sell)에 나서면서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암호화폐 시장 분석업체 글래스노드(Glassnode)는 2021년 5월 24일(이하 현지시간) 21차 온체인 보고서에서 "손해를 본 투자자들은 주로 3~4개월 내 비트코인을 매입한 신규 투자자"라고 밝혔다.
최고점 대비 52% 급락
2021년 5월 셋째주 비트코인은 일론 머스크의 트윗부터 중국 규제 강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한 때 3만 달러 수준까지 내려갔다. 4월 기록한 최고점 6만 4000달러 대비 52% 낮은 수준이다. 주중 최고점은 5만 9463달러, 주중 최저점은 3만 1327달러로 한 주만에 47% 이상 하락했다.
미규제 거래소를 통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강제 청산되면서 시장 상황을 더욱 악화시켰다. 글래스노드는 "암호화폐 시장이 2020년 3월 대량 매각 이후 최대 규모의 청산을 경험했다"고 설명했다.
2021년 21주차 온체인 실현 손실 규모는 2020년 3월, 2018년 11월, 2018년 1~2월 수준을 압도했다. 실현 손실 규모는 주간 142억 달러, 5월 19일 일간 45억 달러 상당으로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신규 투자자, 패닉셀에 손해
이번 급락장에서 발생한 손실 피해는 신규 투자자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글래스노드는 "최근 매각 활동의 상당 부분은 6개월 내 비트코인을 매입한 단기 보유자가 주도했다"면서 "주로 암호화폐 투자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이 시장에서 밀려났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21주차 매도 그룹은 △3~4개월 내 비트코인을 매입한 손실 상태의 보유자 △매크로 상황이 정점을 찍었다고 보는 수익 상태의 보유자 △비용 충당이나 중국 규제 상황으로 인해 판매한 채굴업자가 구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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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투자자 73%, 수익 상태…고래는 매집 기회로
투자자들이 수익 기대를 버리고 대량 매도하는 커피출레이션(Capitulatoin) 상황에서 장기 투자자의 패닉셀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유 기간이 1년 이상~3년 이하인 비트코인의 움직임은 오히려 감소했으며 전체 비트코인 네트워크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번 급락장에서 오랜 투자자들은 시장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비트코인 급락에도 불구하고 개별 주소의 73.17%는 마지막 이체 시점 대비 수익을 기록하고 있다. 최고점의 절반 수준인 3만 700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지만 장기 투자자들은 그 가격대에 이르기 훨씬 전에 투자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1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고래 월렛은 85개에서 90개로 늘어났다. 비트코인 급락을 오히려 매수 기회로 본 대형 투자자들이 있다는 의미다.
시장 안정화…BTC 4만 재돌파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취소와 시장 거품, 탄소 배출 문제, 자본 유출 등을 우려한 중국발 단속 기조가 시장을 크게 휘청이게 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점차 안정세에 들어가고 있다.
2021년 5월 24일 일론 머스크가 북미 비트코인 채굴업계와 친환경 에너지 사용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활동이 막힌 중국 채굴 업체들은 해외에서 사업을 지속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알려졌다.
이후 시장은 20%대 반등에 들어가며 살아나고 있다. 토큰포스트 마켓에 따르면 2021년 5월 26일 오후 3시 30분 비트코인은 전날 대비 4.26% 상승하며 4만 달러를 돌파했다. 이더리움은 8.81% 상승한 2869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 규제 기관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조심스러운 투자 접근이 필요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행하는 신문인 경제참고보(经济参考报)는 "이번 규제 조치가 과열된 암호화폐 시장을 진정시켰지만 시장이 다시 활성화되면 구체적인 후속 규제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암호화폐 채굴과 레버리지 거래에 대한 단속이 급선무로 부상할 것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미국도 암호화폐 활동에 대한 규제망을 좁혀가고 있다. 미 재무부는 2021년 5월 20일 1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에 대한 신고를 의무화했다. 미국 백악관도 재무부에서 암호화폐 관련 리스크에 대해 보고 받으면서 암호화폐 불법 사용 및 탈세 방지,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정책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