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Elon Musk)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BTC) 결제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해당 발언의 여파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급락했다.
일론 머스크는 2021년 5월 13일 "테슬라는 비트코인(BTC) 결제 지원을 일시 중단한다"며 "비트코인(BTC) 채굴에 쓰이는 석탄을 중심으로 한 화석연료의 급증이 걱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를 위해 막대한 환경오염을 비용으로 치룰 순 없다"면서 "비트코인(BTC)이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채굴되기 시작하면 다시 결제에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비트코인 대비 1% 수준의 에너지를 사용하는 암호화폐를 탐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테슬라는 자사가 보유한 비트코인(BTC)을 매각하지 않을 방침이다.
사진:coinmarketcap
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지원 중단에 암호화폐 시장 '급락'
테슬라는 2021년 2월 8일 비트코인(BTC)에 15억 달러 규모를 투자했다고 밝히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촉발시켰다. 자사 전기차 구매에 비트코인(BTC)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비트코인 가격이 하루 만에 20% 급등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비트코인 채굴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이유로 들며 돌연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중단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겨줬다.
비트코인(BTC) 가격은 해당 발표 이후 급락세를 보였다. 5월 13일 오전 7시 5만 4000달러에 달하던 비트코인은 2시간만에 14% 급락세를 보이며 장중 4만 6000달러 선까지 급락했다. 이후 소폭 회복세를 보이며 오후 3시 54분 현재 5만 138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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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비트코인 결제 지원 중단 배경은?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단순히 환경 이슈로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비트코인 채굴로 인한 환경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테슬라가 비트코인 결제 지원을 결정할 당시 일론 머스크가 해당 사안에 대해 몰랐을 리 없다.
오히려 최근까지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도지코인을 지원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투표를 트위터에서 진행하기도 했다. 5월 11일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가 도지코인(Doge)을 지원하기를 바라는지에 대한 투표를 트위터 상에 게시했다. 도지코인(Doge)은 라이트코인(LTC)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비트코인과 같은 작업증명(PoW) 채굴 방식을 사용하는 암호화폐다.
이러 점에서 일론 머스크가 순수하게 환경 문제로 인해 이번 결정을 내렸다고 보기에는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다. 일론 머스크의 이번 결정의 배후에는 외부 투자자 압력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가 순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을 준비하는 등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이 시대적 흐름으로 자리잡으면서 기업 투자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자자들도 비(非)재무적 성과를 측정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형 자산운용사 등 투자 부문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화석 연료를 사용해 얻은 매출이 25%가 넘는 기업의 채권과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친환경 전기자동차를 생산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해온 테슬라가 막대한 에너지 소비와 환경 문제를 안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를 옹호하는 점은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테슬라가 암호화폐 친화 기업이라는 이미지는 기업 투자에 있어 불리한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자들, 암호화폐 관련 발언 자체도 '심기 불편'
그동안 일론 머스크가 보인 돌발적인 행동들이 투자자 심기를 건드리고 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주요 매체와 테슬라 투자자들은 암호화폐 투기를 조장하는 일론 머스크의 발언과 행동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위싱턴포스트는 "코미디쇼에 일론 머스크가 나오면 투기가 쏟아질 것"이라며"SNL 출연진 일부도 머스크를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CNN은 "일론 머스크가 그의 무책임한 말과 행동들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 깨달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테슬라 투자자들은 3월 8일 일론 머스크가 소셜 미디어 활동으로 회사를 대규모 손실에 노출시켰다고 주장하며 일론 머스크를 고소한 바 있다.
당시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가 소셜 미디어 활동과 관련해서 2018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사전 승인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트윗을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사진: Kolio Kolev
테슬라의 비트코인 지원 결제 중단을 두고 암호화폐 투자자들은 일론 머스크 위선적인 행동에 대해 크게 분노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트위터에서는 테조스, 트론, 아발란체 등 다양한 암호화폐 공식 채널들이 자사를 홍보하는 모습이 연출되기도 했다.
사진: Twitter
저스틴선(Justin Sun) 트론(Tron) 창시자는 "당신이 정말로 안정적이고 친환경적인 에너지 지불 솔루션을 원한다면 트론(Tron)이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