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신임 위원장이 임기 첫 청문회에서 암호화폐 규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산업이 보호 아래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규제 질서를 갖춰야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SEC 위원장은 2021년 5월 7일(현지시간) 열린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2조 달러에 달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미국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규제 감독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SEC 위원장의 암호화폐 규제 발언은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하원의원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나왔다. 맥헨리 의원은 겐슬러 위원장에게 "적법한 자금과 규제를 갖춘 암호화폐 시장 활성화를 보장하기 위해 SEC가 어떤 조치를 취할 것인지" 질문했다.
개리 겐슬러는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부재가 시장 참여자에 대한 보호 방안의 부재라면서 규제 도입이 산업에 신뢰를 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규제 방안을 내놓진 않았지만 암호화폐 거래소나 수탁에 대한 규제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리 겐슬러는 "SEC나 자매 규제 당국인 상품거래위원회(CFTC)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규제 체계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를 관할하는 시장 규제 기관이 없기 때문에 사기나 조작에 대한 보호 방안도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증권 및 기타 금융 상품에 대한 SEC의 현행 감독 아래 암호화폐 시장은 더 높은 투자자 보호 수준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도 "SEC의 감독 권한은 증권, 암호화폐 투자 상품,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자산운용사로 한정된다"고 덧붙였다.
SEC가 과도한 권한을 행사하기보다는 의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암호화폐 규제에 대해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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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 "주식 시장 문제부터"
이번 청문회는 하원금융서비스위원회가 2021년 초 게임스톱의 주가 급등 사태에 대한 SEC의 대응 방식을 확인하기 위해 개최한 세 번째 청문회다.
개리 갠슬러가 4월 14일 SEC 위원장으로 최종 임명된 이후 참석한 첫 청문회다. 청문회는 게임스톱 사태, 아케고스 캐피털 문제 등 공정성과 투명성 이슈가 불거진 주식 시장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겐슬러 위원장은 레딧 같은 온라인 커뮤니티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언급하며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장 조작 행위에 주목하고 있다"면서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보다는 악의적인 행위자들이 시장 조작을 위해 소셜미디어 등을 악용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SEC는 2021년 여름 게임스톱 사태에 대한 분석 및 대응 방안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업계는 암호화폐·블록체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신임 위원장 임명이 암호화폐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리플 소송, 토큰 세이프하버 규정 등이 SEC 위원장이 제시할 새로운 방향성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