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23년 발행을 목표로 국영 디지털 화폐를 개발한다. 러시아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은 분산원장기술(DLT)과 중앙은행의 중앙 관리 체제가 결합된 디지털 루블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1년 4월 9일(이하 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은 4월 8일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루블에 관한 세부 계획을 공개하면서 2023년 최종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가 스코로보가토바(Olga Skorobogatova) 러시아 중앙은행 제1부총재는 "디지털 루블화 프로젝트를 시작할 적기에 와있다"면서 "디지털 루블은 현금 루블과 비현금 루블의 특성을 결합한 일종의 '토큰' 루블로 기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중앙은행은 2021년 말까지 디지털 루블 프로토타입을 구축하고 2022년 시중 금융 기관과 프로토타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기존 금융 시스템과 디지털 루블을 통합하기 위한 규제안도 마련하게 된다.
러시아 은행은 2020년 하반기부터 디지털 루블 개발을 검토해왔다. 2020년 10월 첫 번째 CBDC 분석 보고서를 발간해 업계 의견을 수렴했다. 중앙은행은 피드백을 반영해 한층 발전된 CBDC 개념과 현황, 향후 계획 등을 제시했다.
중앙은행-시중은행-사용자 모델
디지털 루블은 중국 디지털 위안화처럼 2단계(two-tiered) 모델로 운영된다. 중앙은행은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디지털 월렛을 개설하고 예치된 자금 만큼 디지털 루블을 지급한다. 시중은행은 최종 사용자를 대상으로 월렛을 개설해 디지털 루블을 제공할 수 있다.
당초 중앙은행은 직접 전체 시스템을 총괄하는 중앙화된 형태를 제시했었다. 예금과 관련해 중앙 당국과 시중 은행 간 경쟁이 예상됐다. 구조가 변경되면서 시중은행은 CBDC 시스템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디지털 루블화를 위한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중은행들은 플랫폼을 활용해 자체 디지털 뱅킹 앱을 개발할 수 있다.
스코로보가토바 제1부총재는 "즉시 사용이 가능하다는 많은 프로젝트들을 검토했지만 디지털 루블에는 적합하지 않았다"며 "특정 DLT 플랫폼 사용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오픈소스 코드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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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수료·오프라인 결제 등 세부 기능 공개
은행 예금과 달리 디지털 루블 월렛에서는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 단, 개설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다른 은행을 통해 월렛을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디지털 루블은 개인 간 송금 시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지만 상품·서비스 공급업체에 결제하는 경우에는 수수료가 붙는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수수료 관련 규정 및 과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은 오프라인에서도 디지털 루블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모바일 기기에 오프라인 월렛을 추가 개설해 일부 자금을 예치해두면 블루투스나 근거리무선통신(NFC) 등을 통해 기기 간 자금 이체를 진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기기 분실 시 오프라인 월렛에 있는 유실 자금의 복원을 허용하는 한편, 대규모 자금 유출 등 위험성을 고려해 오프라인 예치 자금 규모와 기간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