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가상통화 통한 자금조달 전면 금지"…엇갈리는 투자자 반응

중국에 이어 우리나라도 ICO(Initial Coin Offering)가 전면 금지된다. 속칭 '코인마진거래'로 알려진 신용공여 행위도 금지된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금융위, 기획재정부 등 범정부 및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가상통화 관계기관 합동 TF’를 개최하고 최근 국내외 가상화폐 시장 및 규제 동향에 대한 대응조치를 논의한 뒤 이 같은 추가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먼저, 기술·용어에 관계없이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금융위는 '증권발행 형식'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한 자금조달 행위는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을 발표했으나, 그럼에도 ICO를 앞세워 투자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등 사기위험이 증가하고, 투기수요 증가로 인한 시장 과열 및 소비자피해가 확대되는 등의 우려가 있다고 금융위는 판단했다.

실제로 최근 ICO는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수익을 배분하거나 기업에 대한 일정한 권리·배당을 부여하는 '증권형' 뿐만 아니라, 플랫폼에서의 신규 가상통화를 발행하는 방식의 '코인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같은 금융위의 강력한 조치는 중국과 미국, 싱가폴 등 주요국의 ICO 관련 규제조치를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지난 4일 ICO를 불법행위로 규정하고 전면 금지한데 이어 가상화폐 거래소까지 영업중지에 들어갔다.

금융위는 가상통화 취급업자로부터 매매자금이나 가상통화를 빌려 매매하는 속칭 ‘코인마진거래’와 관련한 제도권 금융회사의 영업·업무제휴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위는 9·1 대책에서 이미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신용공여행위를 허용하지 않기로 한 바 있다. 정부는 추가로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신용공여 현황 및 대부업법 등 관련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위반시 엄정 제재키로 했다.

금융위는 추가적으로 가상통화를 이용한 마약거래, 유사수신·다단계 사기범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가상통화 취급업자의 고객정보 유출사고를 철저히 조사·제재하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 제재하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위는 "정부의 입법조치는 가상통화 거래를 제도화하는 것이 결코 아니며, 가상통화 거래업을 유사수신의 영역에 포함하되, 철저히 통제하면서 살펴보고 대응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 시중자금이 비생산적이고 투기적인 방향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각하게 우려되며, 이에 따라 생산적 투자로 전환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위의 예상보다 강한 규제 방침에 투자자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중국 당국의 ICO규제와 가상화폐 거래소 악재처럼 시장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지 않을까 우려 섞인 견해가 있는가 하면, 이번 발표를 낙관적으로 보는 견해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정부의 이번 조치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의 코인 발행 및 투자자금 유치 등에 놀라 성급하게 발표한 감이 있다"며 "정부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한 검토와 의견 수렴 등 통해 적절한 규제방안을 다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최근 ICO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들이 너도 나도 자금을 모으겠다고 뛰어들어 투기판을 만들었다"며 "이번 발표를 계기로 가상화폐 관련 시장 역시 신뢰성이 높아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