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1위 암호화폐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돌파하기 직전 시장에 상당량의 스테이블코인이 유입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1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는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온체인 데이터를 인용해, "비트코인이 2만 달러를 돌파하기 직전인 16일 저녁 10시 30분~40분(한국시간) 사이 주요 거래소로 유입된 스테이블코인 물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기영 크립토퀀트 대표는 "비트코인 매입을 위해 수많은 투자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예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데이터는 비트코인이 어떻게 심리적 저항선인 2만 달러를 돌파하고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같은 상승 패턴은 "오랫동안 비트코인 수요가 억제돼 있었다는 신호"로 풀이되고 있다.
암호화폐 데이터 제공업체 크립토워치(CryptoWatch)에 따르면, 16일 저녁 10시 30분부터 11시까지 크라켄의 BTC/USD 현물 시장에서 4500만 달러(490억원) 상당이 거래됐고, 비트코인은 5%의 상승세를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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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매입 주문이 급증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장은 이같은 매입 흐름이 영국 자산운용사 러퍼인베스트먼트의 비트코인 투자 관련 보도 직후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러퍼는 27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하는 대형 자산운용사다. 지난 11월 포트폴리오의 2.5%에 해당하는 7억4000달러(8121억원) 상당을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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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암호화폐 대출업체 바벨파이낸스(Babel Finance)의 사이먼 첸 투자·거래 총괄은 "북미와 유럽 기관들이 인플레이션 헤징을 위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면서 시장 내 암호화폐 공급이 줄었다"면서 "이로 인해 비트코인 수요가 전고점 저항선을 돌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높은 가격에 비트코인을 매입한 사람들이 올린 매도주문이 2만 달러에 팔리기도 했다"면서 "현재 이러한 주문은 대부분 사라졌고, 2만 달러가 새로운 지지선을 형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경기부양을 위한 막대한 유동성 공급으로 달러 가치 하락이 예상되면서, 대안 자산인 비트코인에 기관의 투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더 많은 기관 투자자가 시장에 참여해 비트코인과 기타 암호화폐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규제 허가를 받은 비트코인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기관 대상 암호화폐 상품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내년 2월 이더리움 선물을 출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