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준 전문가들은 프라이버시 측면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통화(CBDC)가 빅테크 기업의 결제 서비스보다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23일(현지시간) 뉴욕 연준 블로그에 따르면 마이클 리 뉴욕연준 경제학자 등은 비자, 페이스북 같은 기술·금융 대기업의 결제 서비스보다 CBDC가 데이터 보호 측면에서 더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 전문가들은 "CBDC가 디지털 시대에 결제 효율성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 현금을 계승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거래 방식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현금 결제는 줄고 디지털 결제는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한편, 디지털 결제를 지원하는 대기업들이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수집·축적하면서 시장 독점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연구진은 "초기에 소비자 데이터를 확보한 결제 대기업들이 제품 품질, 가격 책정 등에서 우위를 갖게 되면서 장기적으로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 및 기타 혜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일반 암호화폐 결제를 통해서도 높은 프라이버시 보호 수준을 기대할 수 있지만, 거래 수수료나 환경적 측면에서 CBDC보다 부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디지털 결제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통화·결제 시스템에 대한 통제력을 지키기 위한 방안으로 CBDC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3일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CBDC가 결국 현금을 대체할 것"이라면서 유럽이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유럽중앙은행(ECB)도 CBDC 미발행 국가가 발행 국가에 비해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이라면서 CBDC 발행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