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가 유럽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밝혔다.
도이체방크 산하 연구기관 도이체방크리서치는 10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에서 "CBDC가 현금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은 신속하게 CBDC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현금 혁명'을 더욱 앞당기고 있다. 봉쇄조치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현금보다 카드 사용이 크게 늘었다.
이에 도이체방크는 "정책입안자 및 기업은 신용카드 대안을 설계하고, 중개 수수료를 없앨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당장은 지역 디지털 결제 시스템 작업이 우선돼야 하지만, 결국 CBDC가 현금을 대체할 것"이라며 "유럽이 CBDC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CBDC 연구·개발 작업을 더욱 가속화, 구체화하고 있다. 중국과 스웨덴은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양국 모두 수년간 디지털 경제 전환을 추진해왔고, 코로나 전부터 현금 사용이 크게 감소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도이체방크는 이같은 타국의 디지털 화폐에 대응하고, 유로화와 지정학적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독자적인 디지털 화폐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은 "유럽이 CBDC 개발에 뒤쳐지면 관련 정책 결정에서 배제되고, 자국 기업들은 타국 디지털 화폐를 채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유럽중앙은행(ECB)은 디지털 유로 발행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점점 더 많은 유럽인이 전통적인 소비, 저축, 투자 방식에서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다"면서 "필요하다면 디지털 유로 발행을 위한 준비를 먼저 마쳐야 한다"고 발언했다.
ECB는 관련 여론 설문조사도 실시하고 있다. CBDC 발행 여부는 내년 1월 중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