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최대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이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준비 중이다.
27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암호화폐 거래소 'DBS 디지털익스체인지(DBS Digital Exchange)'를 출시할 계획이다.
DBS는 싱가포르의 최대 상업은행으로, 운용자산 기준 동남아 최대 은행이다. 지난해 기준 자산 규모는 5800억 달러에 이른다. 은행은 디지털 자산을 디지털 경제의 미래로 보고 암호화폐 거래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해당 사업은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비트코인(BTC), 비트코인캐시(BCH), 이더리움(ETH), 이더리움클래식(ETC), 리플(XRP) 암호화폐 5종과 미국, 싱가포르, 홍콩 달러, 일본 엔화 등 법정화폐를 지원한다. 기존 암호화폐 거래소가 24시간 운영되는 것과 달리, DBS디지털거래소는 일반 금융기관처럼 평일 9시~16시에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싱가포르 최대은행의 디지털 사업 진출 소식은 거래소 사이트가 잠시 오픈되면서 공개됐다. 해당 사이트는 현재 비공개로 전환된 상태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DBS 대변인은 "디지털 거래소를 개발 중이지만, 아직 규제 허가를 받지는 못했다"면서 "규제 허가를 받을 때까지 추가적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싱가포르 중앙은행 격인 싱가포르통화청이 관할하게 된다. 규제 허가를 얻게 되면 DBS는 기존 금융기관이 갖고 있는 신뢰를 바탕으로 높은 보안 수준을 보장하는 차별화된 디지털 자산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한편, DBS는 암호화폐 거래뿐 아니라 수탁, 증권토큰공개(STO)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모든 디지털 자산은 기관급 수탁업체인 'DBS디지털커스터디'에서 관리한다. 또 토큰화 사업을 통해 기업들이 디지털 증권 및 자산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DBS는 "민간 시장 및 디지털 화폐의 방대한 잠재력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솔루션 생태계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들어 DBS는 암호화폐 산업에 상당한 관심을 내비쳐왔다. 지난 6월 피유시 굽타 DBS CEO는 "싱가포르를 중국 디지털화폐의 허브로 삼자"고 제안했다. 8월에는 이용자 대상 설문 조사를 실시해 디지털 화폐 기반 투자와 결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는 결론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 9월 분기별 보고서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이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의 대규모 채택을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전에는 대체로 투기적 성격이었지만, 이후에는 달러 가치 하락을 우려하는 투자자들이 안전 자산으로 암호화폐 보유를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DBS는 신용장 처리 업무를 현대화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콘투어(Contour)에도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