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암호화폐 분야 인수합병 규모가 7000억원에 달해 이미 지난해 전체 기록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현지시간) 글로벌 컨설팅 업체 PwC는 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암호화폐 인수합병 규모가 지난해 전체 기록을 돌파했다"며 "남은 6개월 동안 2018년 최고 기록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첫 6개월 동안 암호화폐 인수합병 계약 수는 60건으로 많지 않았다. 하지만 계약 총액은 5억 9700만 달러(약 6,828억원)로 지난해 기록인 4억 8100만 달러를 초과 달성했다.
평균 계약 금액도 작년 1920만 달러(220억원)에서 올해 4590만 달러(525억원)수준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올 들어 인수합병 활동이 활발해진 것은 암호화폐 거래소 및 기타 거래 인프라의 거래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인수합병 계약은 4억 달러 규모로 알려진 바이낸스의 코인마켓캡 인수다.
인수 추진 기업은 암호화폐·블록체인 전문 기업들이 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기술기업 및 스타트업이 13%이 뒤를 이었다. 인수 부문 암호화폐 거래소 및 거래 인프라가 43%, 월렛, 데이터, 결제, 준법 등 솔루션이 25%를 차지했다.
암호화폐 투자 계약 건수는 지난해 807건에서 올해 상반기 272건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평균 계약 규모는 480만 달러에서 640만 달러로 늘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작년 23억 1300만 달러, 올해 상반기에는 11억 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투자 계약은 대체로 암호화폐 거래 부문에 집중됐다. PwC는 이같은 움직임이 암호화폐 가격 상승, 기관 관심 증가, 규제 명확성 개선 때문이라고 짚었다. 대표적으로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소 백트(Bakkt)가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통해 3억 달러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 활동은 여전히 창업 초기 자금을 조달하는 시드(Seed) 라운드에 집중돼있다. 작년과 올해 모두 시드 투자가 전체 투자 계약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PwC는 2020년 하반기 주목해야 할 암호화폐 인수합병 및 자금조달 관련 트렌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먼저, 수익성 있는 대형 기업이 자사 상품에 미디어, 데이터, 준법, 연구 등 부차적인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한 기업 인수에 집중될 전망이다.
두 번째로, 전체 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APAC)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의 역할이 확대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인수합병 관련 북미 점유율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상반기 42%로 감소했다. 반면에 아시아태평양(APAC)과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점유율은 지난 2018년 43%, 2019년 51%에서 올해 상반기 57%로 증가했다.
세 번째로, 기관급 산업 지원을 위한 인수합병 및 자금조달 활동의 증가다.
PwC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리브라, 규제 명확성 개선 등을 중심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면서 "산업 및 투자자들이 기관을 겨냥한 솔루션 구축을 목적으로 더욱 적극적인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