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증권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탈중앙화금융(디파이·DeFi)에 대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자농사 거품 논란에도 불구하고 디파이의 근본 취지와 잠재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SK증권은 18일 발간한 '수십~수백% 이자를 준다고? 디파이(DeFi)에 대해 알아보자'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국내 제도권 증권사가 디파이 관련 보고서를 출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대출, 거래, 투자 등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사람들에게 각광을 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디파이의 3가지 장점으로 △탈중앙화로 인한 시스템 안정성,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한 효율성,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확장성을 꼽았다.
먼저, 디파이는 중앙 집중화된 기관이 아닌 프로토콜과 광범위하게 분포된 노드가 신뢰의 주체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술적·현실적 측면에서 중개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고, 해킹이나 시스템 셧다운과 같은 우려가 낮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존 금융 시스템을 통해 대출심사를 받거나 해외 송금을 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소요되지만,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모든 거래가 10분 내외로 이뤄질 만큼 빠르고, 수수료도 저렴하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국경없이 모든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디파이의 장점으로 꼽았다. 현재 전세계 인구 가운데 17억명이 은행계좌가 없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디파이는 P2P 형태로 누구나 서비스에 참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는 본래 취지와 달리 진입장벽 높아…규제 문제도 해결해야
다만 보고서는 최근 불거진 이자농사 거품과 같은 부작용과 함께, 디파이의 취지와 달리 서비스 이용에 진입장벽이 높다는 점은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짚었다.
보고서는 "ICO는 투자금을 빌리기 어려운 스타트업, 투자금을 중간에 회수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너무나도 좋은 시스템이었지만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ICO=사기'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면서 "좋은 취지의 디파이도 최근의 이자농사 거품과 같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직 많은 대중들이 사용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라며 "(서비스 이용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다면) 불필요한 중개자 없이 누구나 손쉽게 금융 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다는 기본 취지와 배치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메타마스크 비밀번호 분실과 같은 관리 어려움과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한대훈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디파이에 대한 기대가 버블일 수 있지만 생태계가 잘 정착되면 금융 자체가 또 한 단계 도약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금융과 디지털자산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본다면 반드시 공부해봐야 할 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