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스터 피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이 텔레그램에 대한 증권 규제당국의 조치에 대해 비판적 견해를 나타냈다.
2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열린 블록체인위크 행사 연설에서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은 '투자자 보호와 혁신 지원'이라는 규제기관의 책무를 강조하는 가운데 "텔레그램에 대한 SEC의 강제집행은 부적절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SEC는 17억 달러(약 2조원)을 모금한 텔레그램의 ICO를 위법 행위로 보고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SEC 승소 판결이 나면서 텔레그램은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규제기관과 최종 합의했다.
이날 연설에서 위원은 "SEC가 정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텔레그램에 강제집행을 실시한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앞으로 잠재적인 혁신가들이 미국을 우회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금융 규제기관이 명확한 규정을 제시하기보다 강제집행을 통해 산업을 통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위원은 "강제조치는 명시된 법령이나 규정을 위반했다는 전제가 있어야 타당성을 가질 수 있다"면서 "이런 방식으로 없던 규제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SEC 위원은 금융 규제당국이 관할권 이외 지역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한다는 점도 짚었다.
위원은 "SEC는 공정하고 효율적인 규제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미국 자본시장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만, 관할 범위를 넘어 SEC의 규정을 부과해야 할 경우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산업과 비트코인 ETF 승인을 지지하며 '크립토 맘(Crypto mom)'이라고 불리고 있다. 지난 2월 위원은 토큰세일 프로젝트에 3년간의 규제 집행 유예 기간을 주는 '세이프하버(safe harbor)' 규정을 제안하기도 했다. SEC 위원 임기는 올해 종료 예정이지만 더 연장될 가능성도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