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은행 감독당국의 관계자가 암호화폐 기업을 연방 차원에서 허가하고 관리하는 방안에 대해 수용적인 입장을 밝혔다.
11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미국 통화감독국(OCC)의 최고운영책임자와 제1통화 감사원장을 겸하고 있는 브라이언 브룩스는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암호화폐 기업을 연방 라이선스 제도 아래 관리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통화감독국은 미국 2,900곳에 달하는 은행을 감독하며 관련 규제를 집행하는 재무부 산하 독립기관이다. 브라이언 브룩스는 2018년 말부터 코인베이스 수석법무책임을 지내다가 지난 3월 통화감독국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당시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거래소 출신으로 정부기관을 도우며 암호화폐 산업을 지지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감사원장은 코인베이스가 진행하는 온라인 컨퍼런스 '컨센서스'에서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이 결제 서비스 기업이다. 스트라이프(Stripe) 같은 핀테크 기업과 마찬가지로 연방에서 은행을 취급하는 방식으로 암호화폐 기업을 관리하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이 점점 21세기를 위한 은행 산업과 같은 모습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룩스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겪는 은행 이용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적용 법률을 준수하는 모든 기업이 은행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암호화폐 산업이 성숙해가면서 강력한 리스크 관리 시스템과 법률 이행 역량을 갖춘 기업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업들이 은행 협력을 얻는 데 어려움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브라이언 브룩스는 "은행들이 새로운 것이라고 차별을 둬서는 안 된다"면서 "기관에 은행들이 합법적인 사업을 지원하는 역량뿐 아니라 의무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 또한 자신의 역할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장은 암호화폐 스타트업이 기존의 은행 인프라를 대체할 가능성도 시사했다.
브라이언 브룩스는 "금융위기를 일으킨 것은 소수였다. 우리 사회에는 규모가 크고 수많은 사람들의 삶과 연결된 소수의 기관들이 있다. 2008년에는 이를 '대마불사(大馬不死)'라고 했다"고 짚었다.
그는 "우리의 경제는 대부분 이러한 단일 실패점을 위에 구축돼 있다. 현재 이를 탈중앙화하고 해결할 수 있는 기술들이 나와있다"고 밝혔다.
브룩스는 이러한 단일 실패점의 탈중앙화는 기존 시스템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더라도 최소한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은행이 암호화폐 산업을 통해 배울 것을 주문하면서 "암호화폐 산업이 은행 시스템을 지탱하고 은행특허에 대한 관점을 바꿔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