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현지 시간) 미국 의회 합동 연설에서 세금 감면, 관세 정책, 인플레이션 대책 등에 대한 주요 경제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연설은 그동안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사회보장 혜택, 팁, 초과 근무 수당에 대한 소득세 면제를 의회에 요청했다. 그는 또한 미국산 자동차 구매 시 자동차 대출 이자에 대한 세금 공제 도입을 제안하며 미국 제조업 활성화를 위한 인센티브 제공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감세 조치가 연방 정부의 적자를 더욱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4년 정부 지출은 1조8000억 달러(약 2,628조 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현재 미국의 국가 부채는 36조 달러(약 5경 2,600조 원)에 달한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관세 정책을 강력히 옹호하며 "관세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경제를 더욱 강하게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두 배로 늘어난 20%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는 금융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주며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급락하는 등 시장 불안으로 이어졌다. 경제 전문가들은 관세 인상이 자동차 및 생활 소비재 가격을 상승시키고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문제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며 "바이든은 물가를 통제하지 못했고 특히 계란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전임 정부의 실패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미국 농무부에서 조류독감을 억제하기 위해 10억 달러(약 1조 4,6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하는 등 식료품값 인하를 위한 조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친환경 정책을 폐기하고 알래스카에서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며 에너지가격을 낮추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이 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선임 경제 고문 일론 머스크와 함께 추진 중인 'DOGE 절약'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정부 예산 낭비를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미국의 조선 산업을 활성화하겠다며 군함 및 상업용 선박 건조를 장려하는 세제 혜택을 도입하고, 반면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 산업 보조금 프로그램(CHIPS 법안)은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연설은 향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로 평가된다. 그러나 시장과 경제 전문가들은 그의 정책이 실질적 효과를 낼지 여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관세 정책의 확대가 경제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