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밈코인은 증권으로 간주되지 않으며, 연방 증권법에 따라 등록할 필요가 없다고 공식 확인했다. 다만, 사기성이 있는 밈코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규제 기관의 조사가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SEC 기업금융부는 2월 27일 성명을 통해 밈코인이 "일반적인 금융 상품이나 증권의 정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수집품과 유사한 성격을 지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밈코인을 발행하거나 거래하는 이들은 SEC에 관련 활동을 등록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SEC는 밈코인 투자자들이 연방 증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밈코인의 사기성 발행 및 판매 행위는 다른 연방 및 주 정부 기관의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발표는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연방 증권법 적용 여부를 명확히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암호화폐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SEC의 감독 권한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그는 디지털 자산 규제의 틀을 마련하기 위한 '암호화폐 태스크포스'를 출범시킨 바 있다.
흥미로운 점은 트럼프 대통령과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가 그들의 밈코인을 출시한 지 불과 며칠 만에 백악관에 입성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들 코인은 출시 이후 급락했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발행한 ‘오피셜 트럼프(TRUMP)’ 토큰은 최고가 대비 약 83% 하락했으며, 멜라니아 트럼프가 발행한 ‘멜라니아 밈(MELANIA)’ 토큰은 93.5% 가까이 가격이 하락했다.
TRUMP 토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하루 전인 1월 19일 73.43달러까지 올랐으나, 현재는 약 12.6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SEC는 이번 발표에서 밈코인이 "일반적으로 실질적인 사용처나 기능을 거의 가지지 않는다"며, "심각한 가격 변동성을 겪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밈코인이 '증권'의 법적 정의에 포함되지 않으며, 주식이나 채권처럼 수익 또는 사업체의 미래 이익에 대한 권리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SEC는 밈코인이 하위테스트(Howey Test)를 충족하지 않음을 강조했다. 하위테스트는 '타인의 노력으로부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공동 투자'가 증권에 해당한다는 판례다. 하지만 SEC는 밈코인의 판매가 기업 투자가 아니며, 구매자들이 개발자의 경영 활동을 통해 수익을 거둘 실질적 기대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SEC는 아울러 "밈코인이 증권이 아니라는 점이 사기성 프로젝트에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당한 금융 상품을 가장해 투자자를 기만하는 행위는 규제 대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