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채굴 기업들이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핵심 사업 외 수익 다각화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2024년 4월 반감기로 인해 채굴 수익성이 감소한 가운데, 인공지능(AI) 컴퓨팅 및 반도체 판매가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엇 플랫폼스(RIOT), 비트디어(BTDR), 마라톤 디지털(MARA), 코어 사이언티픽(CORZ) 등 주요 채굴 기업들은 이번 실적 발표에서 기존 BTC 채굴 수익 외에 AI 연산력 임대와 맞춤형 ASIC 칩 판매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2023년 11월 발표된 3분기 실적에서는 예상보다 저조한 수익을 기록하며 반감기 이후 하락한 BTC 채굴 마진의 영향을 받았다.
반감기는 약 4년마다 발생하며, 지난 4월 진행된 반감기를 통해 블록당 보상이 6.25 BTC에서 3.125 BTC로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주요 채굴 기업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으며, 분석가들은 AI와 고성능 연산(HPC) 분야에서의 기회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비트디어는 고성능 ASIC 칩을 외부 고객에게 판매하는 신규 사업부를 도입했다. H.C. 웨인라이트 분석가들은 비트디어가 반도체 시장에서 높은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주가 목표를 18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주가는 13달러 수준에서 거래 중이다.
라이엇 플랫폼스 역시 AI 및 HPC 활용을 위해 기존 BTC 채굴 확장 계획을 일부 보류하고 신규 사업 진출을 검토 중이다. 이 같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은 라이엇 주식을 ‘매수’로 평가하며 목표 주가를 17달러로 제시했다. 이는 현 주가 10달러 대비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주요 채굴 기업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전력 및 데이터 센터 확보에 나서고 있다. 비트디어는 캐나다 앨버타에 1억 달러(약 1,440억 원)를 투자해 자체 전력 발전소 및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다. 마라톤 디지털 또한 운영 시설을 확대하고 전력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AI 시장의 연산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채굴 기업들이 이를 활용할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반에크(VanEck)의 디지털 자산 리서치 책임자 매튜 시겔은 “AI 기업들은 막대한 연산력과 전력을 필요로 하며,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이를 즉각 제공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트렌드는 투자 업계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행동주의 투자사 스타보드 밸류는 라이엇의 지분을 매입하며 AI 및 고성능 연산(HPC) 사업 다각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라이엇은 2월 이사회 개편과 함께 AI 기회를 공식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비트코인 반감기 이후 채굴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점차 구체화되는 가운데, 향후 AI 및 반도체 사업이 얼마나 빠르게 확장될지에 따라 이들의 실적과 주가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