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법원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Bybit)에서 570만 달러(약 82억 원)를 부정 취득한 전직 급여 관리자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2월 20일 스트레이츠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피고 호 카이 신(Ho Kai Xin)은 총 44건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으며, 이 중 5건은 사기, 8건은 범죄 자금 세탁 혐의였다.
호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암호화폐 기업 웨이체인(WeChain)에서 바이비트의 급여 처리를 담당하는 관리자로 근무했다. 그녀는 급여 명세서를 조작해 총 570만 달러를 자신의 네 개의 암호화폐 지갑으로 송금했고, 그중 430만 달러(약 62억 원)를 세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법 당국은 호의 전자지갑에서 110만 달러(약 15억 8,000만 원) 상당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은행 계좌에서 14만 달러(약 2억 원)를 회수했으며, 호의 차량과 기타 사치품 등 33만 달러(약 4억 7,000만 원) 상당의 자산도 압수했다. 그러나 그녀는 나머지 금액을 변제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호는 2022년 5월 처음으로 사기 행위를 시도했고, 적발되지 않자 범행을 이어갔다. 2023년 2월, 웨이체인의 한 직원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그녀의 범죄가 드러났으며, 2개월 후 체포됐다.
호는 급여 명세서를 변경한 뒤 이를 통해 가로챈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환전해 개인 생활비로 사용했다. 그녀는 약 75만 달러(약 10억 8,000만 원)를 고급 펜트하우스 계약금으로 지불했으며, 루이비통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의 가방, 의류, 액세서리 등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심문 과정에서 그녀는 범행을 부인하며 가상의 친척 이름을 내세우는 등 수사 방해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호인은 그녀가 두 자녀를 키우는 점을 들어 8년 8개월 형을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싱가포르 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암호화폐 관련 금융 범죄에 대한 단속을 더 강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