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이 암호화폐 시장의 하락 가능성을 경고했다. CME 비트코인(BTC) 및 이더리움(ETH) 선물에 대한 기관 수요가 감소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JP모건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지난 12월 3조 7,200억 달러(약 5,356조 원)에서 3조 1,700억 달러(약 4,564조 원)로 15%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CME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선물이 ‘백워데이션(Backwardation)’에 근접한 점도 우려 요인으로 꼽았다. 백워데이션은 선물 가격이 현물 가격보다 낮은 현상을 뜻하며, 이는 지난 2023년 6~7월 시장 약세와 유사한 흐름이라는 설명이다.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 감소는 ‘콘탱고(Contango)’ 현상이 약화한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CME 선물은 현물보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데, 이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선물 수요가 강하다는 신호다. 하지만 현재 수요가 줄어들며 선물 가격이 현물보다 낮아지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JP모건은 "연 10%에 이르던 프리미엄이 축소되면서 시장 전반의 낙관론이 흔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 포지션을 축소하는 주된 이유는 ‘긍정적인 촉매’ 부족이다. JP모건은 "미국 내 주요 정책 변화가 올해 후반에나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기관들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트렌드 추종형 펀드(CTA)도 암호화폐 보유량을 줄이고 있어 시장 전반의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더리움의 상승 동력이 약해지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보다 더 빠르게 하락세를 보이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수요도 둔화하고 있다. 크립토퀀트의 김영주 대표는 최근 X(구 트위터)에서 "ETF 수요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순유입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비트코인 상승장은 ETF 순유출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장기간 순유출이 지속되면 약세장 전환 신호로 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은 현재 기관 투자자의 관심 부진, 미국 정책 변화 지연, ETF 수요 둔화 등이 겹치며 단기적 조정을 거치는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상승 흐름이 둔화된 점을 고려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JP모건은 "현재 시장이 구조적 약세로 전환될지 여부는 향후 몇 주 동안 기관 투자자의 움직임과 ETF 유출 규모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