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레버(UL)가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을 분리해 암스테르담, 런던, 뉴욕 증시에 동시 상장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다소 부진한 연간 실적 발표와 함께 공개되었다.
유니레버는 매그넘(Magnum), 벤앤제리스(Ben & Jerry’s) 등을 포함한 아이스크림 사업 부문이 2024년 한 해 동안 83억 유로(약 12조 4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네덜란드 법인으로 운영되며 본사는 암스테르담에 유지된다. 또한, 보다폰 그룹(VOD) 회장이자 하이네켄(HEINY) 비상임 이사인 장프랑수아 반 복스메르(Jean-Francois van Boxmeer)가 회장으로 임명된다.
이는 과거 유니레버가 영국과 네덜란드에 걸친 이중 구조를 정리하고 런던으로 본사를 이전한 이후, 암스테르담 증시가 다시 한번 주요 상장처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2022년 셸(SHEL)도 이중 주식 구조를 폐지하고 암스테르담 상장을 철회한 바 있어 이번 결정은 네덜란드 시장에 의미 있는 승리로 평가된다.
유니레버의 실적은 기대치를 다소 밑돌았다. 2024년 4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4% 증가했지만, 가격 인상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연간 매출 성장률도 4.2%로 시장 예상치 4.3%에 미치지 못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한 64억 유로(약 9조 6000억 원)에 그쳤다.
하인 슈마허(Hein Schumacher) CEO는 2025년 상반기에도 성장 둔화가 예상되지만, 브랜드 마케팅 투자(매출 대비 15.5%)를 강화하고 배당을 6.1% 인상하며 15억 유로(약 2조 2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유니레버 주식에 대해 ‘보통 매수(Moderate Buy)’ 의견을 유지했다. 향후 12개월간 목표 주가는 4881.96펜스(약 10% 상승 여력)로 제시됐다. 뉴욕 증시에서는 ‘UL’ 티커로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