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기반 도박 및 베팅 시장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2025년에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부터 암호화폐 베팅 시장의 영향력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특히 예측 시장 플랫폼 폴리마켓(Polymarket)은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며 월 거래량 25억 달러(약 3조 6,250억 원)를 기록,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더해 크립토닷컴(Crypto.com)은 지난해 12월 스포츠 이벤트 전용 거래 플랫폼을 론칭하며 시장 확장을 가속화했다.
암호화폐 카지노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 스테이크닷컴(Stake.com)은 월 예치금 11억 달러(약 1조 5,950억 원)를 기록했으며, 최근 F1 팀의 네이밍 스폰서 계약을 체결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암호화폐의 도입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탈중앙화 금융(DeFi) 기술이 카지노와 베팅 시장에 접목되고 있다.
온라인 도박(iGaming) 시장 전체 규모는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iGamingBusiness에 따르면 2023년 전 세계 총 베팅 금액은 1,390억 달러(약 201조 5,500억 원)에 달했으며, 2030년까지 2,660억 달러(약 385조 9,000억 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스포츠 베팅이 46%, 온라인 카지노가 36%, 복권이 16%를 차지하고 있다.
암호화폐 도박 시장도 기존 산업에 빠르게 통합되는 모습이다. 중앙화된 카지노에서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절감할 수 있으며, 탈중앙화 플랫폼에서는 투명성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또한 DeFi 기반 베팅 풀 등 새로운 운영 모델이 도입되면서 사용자 경험이 개선되고 있다.
소프트스위스(Softswis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1~9월 iGaming 산업에서 이루어진 전체 베팅 중 17%가 암호화폐로 진행됐다. 다만 법정화폐 베팅이 전년 대비 50% 증가한 것과 달리, 암호화폐 베팅은 15% 증가에 그쳤다.
현재 iGaming 산업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암호화폐는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라이트코인(LTC), 테더(USDT), 도지코인(DOGE)이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선호도가 가장 높지만, 알트코인의 점유율이 2023년 25%에서 2024년 47%로 급증했다.
한편, 카지노 전용 토큰도 인기를 끌고 있다. 롤빗(Rollbit)의 RLB, 셔플(Shuffle)의 SHFL 등은 변동성을 낮추면서 플레이어 보상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도입되고 있다.
암호화폐 도박 시장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스테이크닷컴은 현재 전체 암호화폐 카지노 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월 11억 달러 규모의 예치를 처리하고 있으며, 유명 래퍼 드레이크(Drake)가 공식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다만 2023년 9월에는 4,100만 달러(약 594억 원)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기도 했다.
블록체인 분석 업체 댑레이더(DappRadar)에 따르면 바이낸스 스마트 체인(BSC) 기반 베팅 플랫폼 트레이드 시그널(Trade Signal)은 월 20억 달러(약 2조 9,000억 원)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폴리마켓도 7억 6,000만 달러(약 1조 1,020억 원) 규모의 거래량을 유지하면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규제 장벽 역시 높아지고 있다. 스테이크닷컴은 현재 유럽 연합(EU)에서 금지됐으며, 대만과 프랑스는 2024년 폴리마켓의 운영을 제한했다. 싱가포르도 올해 1월부터 국민들의 접근을 차단하며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암호화폐 도박 시장은 빠른 성장과 함께 규제 이슈라는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업계는 기술 혁신과 법적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지속적인 확장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