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미국산 제품 보이콧 확산… 무역 전쟁 장기화 우려

캐나다와 미국 간 무역 갈등이 심화되면서 캐나다 소비자들이 미국산 제품을 보이콧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캐나다산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예고한 이후, 캐나다 내에서는 자국 제품을 우선적으로 소비하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번 보이콧은 단순한 경제적 반응을 넘어 문화적 반발의 성격까지 띠고 있어 무역 갈등의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5일(현지시간) BFM TV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캐나다산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많은 캐나다 소비자와 기업들이 미국산 제품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대응하고 있다. 온타리오주 총리 덕 포드는 "캐나다가 먼저 싸움을 걸지는 않았지만, 이에 대응할 준비는 되어 있다"고 밝히며 보이콧 움직임에 힘을 보탰다.

실제로 캐나다 전역에서 'Buy Canadian'을 외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 레스토랑은 메뉴를 전면적으로 캐나다산 식재료로 재편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명 주류 브랜드들도 미국산 위스키 대신 캐나다산 제품을 대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레스토랑 오너 스테판 파퀘트는 "모든 캐나다인이 조금씩만이라도 미국산 제품 대신 자국 제품을 구매한다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동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여행업계 역시 이번 무역 전쟁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캐나다 여행사 아쿠아렐 트래블의 관계자는 "정치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캐나다 내 여행객 상당수가 미국이 아닌 기타 해외 국가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을 취소한 캐나다 시민 중 일부는 트럼프의 정책이 자국을 무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미국산 제품 보이콧이 실질적인 경제적 충격을 주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경제학자 줄리앙 프레데릭 마르탱 교수는 "캐나다와 미국 경제는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 이러한 보이콧 운동이 큰 경제적 변화를 유발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사태가 단순한 경제적 이슈를 넘어 캐나다인의 정체성과 정치적 신념과 결부되면서 장기적인 소비 행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러한 반미 정서는 스포츠 경기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캐나다 관중들이 미국 국가 연주 중 야유를 퍼붓는 등 반발 움직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두 나라 간 감정적 골이 더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캐나다 정부 또한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지원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관세 조치는 우리 경제뿐만 아니라 캐나다인들의 삶의 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자국 제품 소비와 국내 여행을 독려했다.

캐나다와 미국 간의 무역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러한 보이콧 움직임이 단기적 반응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인 경제적 변화로 이어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