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대형 금융 기관들이 실물 자산(RWA) 토큰화 시장의 폭발적 성장과 전통 금융(TradFi) 업계의 광범위한 채택에 주목하며, 30조 달러(약 4경 원) 규모로 예상되는 RWA 토큰화 시장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2024년 RWA 토큰화는 암호화폐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 거의 모든 유형의 토큰화된 자산이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으며, 특히 토큰화된 미국 국채는 179%, 사모 대출(private credit)은 40% 증가했다. 전체 RWA 시장 규모도 32% 성장하며, 암호화폐 시장 전체 성장률을 뛰어넘었다. 글로벌 투자사 반에크(VanEck)는 올해 말까지 RWA 시장 규모가 50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 시장에서 RWA 토큰화의 영향력은 단순한 자산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JP모건, UBS, 블랙록, 씨티, 골드만삭스와 같은 글로벌 금융 대기업들은 이 기술을 단순한 실험이 아닌 실질적인 운영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다. 이들 기관은 토큰화를 통해 실물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거래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의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토큰화된 미국 국채 시장만 해도 2024년 초 7억6,900만 달러에서 9월 기준 22억 달러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암호화폐 업계에서 토큰화된 실물 자산의 규모는 20억 달러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현재 시장 규모는 168억 달러를 넘어섰다. 피델리티(Fidelity)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토큰화는 2025년 금융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금융 기관들이 RWA 토큰화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불투명한 시장을 보다 투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S)과 같은 기존 금융 상품은 복잡한 절차와 높은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문제를 야기해 왔다. 그러나 토큰화된 ABS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변경 불가능한 소유권 기록을 생성하고 거래 과정을 보다 명확하게 만들며, 결과적으로 리스크를 줄이고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블록체인 기반 자산 운용을 도입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프랭클린 템플턴(Franklin Templeton)의 ‘프랭클린 온체인 미국 정부 머니펀드(FOBXX)’가 있다. 이 펀드는 블록체인을 통해 토큰화된 지분을 발행하며, 거래 절차를 간소화하고 더 많은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다.
최근 몇 년 동안 블록체인 기술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초기에는 확장성과 보안성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지만, 이제는 기업 수준의 솔루션이 등장하며 신뢰를 얻고 있다. JP모건의 블록체인 플랫폼 ‘오닉스(Onyx)’는 대형 금융 기관이 블록체인을 대규모로 채택할 수 있는 준비가 되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같은 플랫폼은 실물 자산의 토큰화와 거래를 보다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하는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유동성(liquidity)에 대한 기관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토큰화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블랙록의 USD 기관 디지털 유동성 펀드(BUIDL)와 프랭클린 템플턴의 벤지(Benji)와 같은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기존의 머니 마켓 펀드와 동일한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해 결제 시간을 단축하고 탈중앙화 금융(DeFi)과의 연계를 더욱 용이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규제가 RWA 토큰화 시장의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규제 기관들이 토큰화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전면적인 금지 대신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혁신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는 추세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은 블록체인과 디지털 자산 성장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으며,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글로벌 블록체인 및 토큰화 프로젝트의 허브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RWA 토큰화는 보다 유연하고 빠른 자산 운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헤지(hedge) 역할을 할 수 있다.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는 불가능했던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신속하게 조정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무엇보다 금융 시장에서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 투자자들만 접근할 수 있었던 기회가 토큰화를 통해 소규모 투자자들에게도 열리면서, 시장 유동성이 깊어지고 금융 생태계가 더욱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2024년 말 기준 토큰화된 자산의 총 가치는 약 139억 달러로, 연초 83억 달러 대비 67% 증가했다. 그러나 시장 전문가들은 아직도 RWA 토큰화 시장이 성장 잠재력의 극히 일부만 실현한 상태라고 분석한다. 2030년까지 시장 규모가 최소 4조 달러에서 최대 30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미 기관들은 토큰화를 통해 실질적인 이익을 얻고 있다. 블랙록의 BUIDL 펀드는 단기간 내 대규모 확장을 이루어낸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에는 보다 복잡한 자산 클래스에도 토큰화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높은 위험과 높은 수익을 동반하는 사모 대출(private credit) 시장은 2025년 토큰화를 통한 혁신이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다.
결국, 토큰화는 금융 시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월가의 대형 금융사들은 이러한 흐름을 인식하고 있으며, 토큰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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