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거래소 산업이 발빠르게 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고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가 보도했다. 거래소는 더 강력한 규제 이행 수준과 높은 레버리지 및 수익률을 통해 투자자 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 회복과 현물 ETF 활성화에 비트코인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고 있다. 거래소들은 투자 노출을 원하는 신규 투자자들이 몰린 파생상품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CME 그룹, 바이낸스, 바이비트 등 기존 강자들이 급부상한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을 두고 경쟁하고 있고 신규 플레이어들도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이달 초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은 버뮤다에 파생상품 거래소를 열었다. 다음달 네덜란드 암호화폐 선물옵션 거래소 D2X가 출범한다. 런던에 본사를 둔 원트레이딩과 GFO-X는 내년 초 출시를 계획 중이다.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파생상품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씨씨데이터(CCData)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거래량 중 선물·옵션 거래량 비중은 71%에 달한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의 깊이를 보여주는 지표 '미결제약정'은 올해 처음 400억 달러를 넘었다.
2022년 제네시스, 블록파이, 셀시우스 등 대형 플레이어들이 무너진 후 암호화폐 대출 산업이 회복되지 못한 상황에서 레버리지를 제공하는 파생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레버리지는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돈을 빌리는 비율이다. 파생상품을 통해 트레이더는 실제 투입 비용보다 큰 금액으로 투자 노출할 수 있다.
바이비트 거래소는 포지션을 유지하기 위한 예치금(증거금) 대비 최대 125배, 크라켄은 최대 50배까지 투자금을 빌려준다.
갤럭시 디지털의 글로벌 트레이딩 책임자 제이슨 어반은 "많은 암호화폐 대출기관이 붕괴된 후 무담보 대출이 사라진 생태계에서 트레이더들은 자연스럽게 레버리지를 얻을 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암호화폐 헤지펀드 '스트릭스 레비아탄(Strix Leviathan)'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니코 코르데이로(Nico Cordeiro)는 대형 미국 거래소들이 더 많은 거래량을 확보하기 위해 파생상품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장 개척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규제 준수'라고 강조했다.
최근 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투자노출할 수 있는 규제 시장으로 몰리면서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올해 여러 차례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과 미결제약정 기록을 갱신했다. 이러한 수요에 힘입어 '비트코인 금요일 선물(BFF)' 같은 신규 파생상품 계약도 출시하고 있다.
헤지펀드 CIO는 "CME 거래량이 급증한 이유는 강한 규제를 받는 투자 매니저들이 투자 노출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에서 강력한 자본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이에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 진출한 거래소들은 투자자가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이행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런던에 본사를 두고 네덜란드에서 규제 라이선스를 취득한 원트레이딩(One Trading)의 CEO 조쉬 배라클로우(Josh Barraclough)는 "유럽에서 무기한 선물을 제공할 수 있는 거래소로, 유일하게 개인 및 기관 고객을 같은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유럽에서 규제 승인을 받은 암호화폐 파생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유럽연합 규제 허가를 보유한 키프로스 기반 법인의 인수를 마무리하고 있다.
한편, 미국 SEC와의 증권성 다툼 등 규제 리스크가 많았던 암호화폐 시장은 점점 규제 안전지대를 확대하고 있다. SEC는 올해 1월 비트코인 현물 ETF, 7월 이더리움 현물 ETF를 승인했으며 최근 여러 ETF 연계 옵션을 승인했다.
뉴스 속보를 실시간으로...토큰포스트 텔레그램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