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가 연말까지 두 차례 남은 가운데 금리인하폭에 대한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일부 인사들은 한두 차례의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지만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지난 달 회의에서 연준은 예상보다 큰 0.5%p의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기준금리는 현재 4.75-5.00% 범위에 있다. 연준 인사들은 빠른 물가 개선세와 고용 둔화 조짐을 고려해 정책을 재조정한 것라면서 향후 '인하폭'이 고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었다.
물가가 연준 목표 2%에 가까워지고 실업률이 4.1%로 안정화된 가운데 대부분의 연준 인사들은 현상 유지를 위해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완화해갈 뜻을 내비쳤다.
오스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최근 CBNC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연준은 현재의 이중 임무(물가 안정 및 완전 고용) 수행 상황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다수 정책 입안자들은 향후 12~18개월 동안 목표 수준으로의 느리고 점진적인 개선이 있을 것이며, 금리는 지금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점차 낮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는 빙햄턴 대학교 행사에서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는 데이터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도 "현재 경제 예측을 볼 때 통화정책 방향을 점점 더 중립적인 상태로 이동시키는 과정을 계속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있고 경제와 고용이 견조한 만큼 11월 금리인하를 건너뛰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11월 금리인하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며 자신이 금리동결 결정에 열려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지난달 회의에서 연말까지 남은 두 번의 회의 중 한 번만 0.25%p 금리인하가 있을 것을 예상했었다고 밝혔다. 19명의 통화정책 입안자 중 7명이 이 같은 금리 전망을 내놨었다.
다른 9명은 회의마다 0.25%p씩, 총 0.5%p 금리인하를, 1명은 총 0.75%의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나머지 2명은 연내 추가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첫 금리인하 이후 연속 빅컷(0.5%p) 가능성을 보던 시장은 예상보다 강한 경제와 고용을 확인하면서 0.25%p 금리인하 확률에 무게를 실었다. 빅컷 기대감은 사라졌고 금리 '동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예상보다 높은 물가까지 나오면서 이 같은 전망은 더욱 강화됐다. 10일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2.4% 상승했다. 전월 2.5%에서 소폭 내렸지만 예상보다는 높았다. 전월 대비로도 예상치 0.1%보다 높은 0.2% 올랐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은 11월 정책 회의에서 연준이 0.25%p 금리인하를 단행할 확률을 87.85%로 보고 있다. 내달 금리인하 없이 지나갈 가능성은 12.15%로 집계되고 있다. 내년에도 회의마다 금리를 낮춰 연말 3.25-3.50%까지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미국 수석 경제학자 라이언 스위트는 9월 CPI가 물가 상승이 다시 가속화됐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p 인하하는 데 방해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준은 경제를 연착륙으로 이끌기 위해 계속해서 금리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큰 폭의 금리인하가 없으면 긴축 통화정책이 고용 시장을 손상시키거나 경제를 망가뜨릴까 걱정했었지만, 앞으로는 적은 폭의 금리인하가 적절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올해 마지막 두 회의에서 한두 차례의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9일 공개된 연준 의사록은 금리가 매우 근소한 차이로 결정됐음을 보여줬다. 굴스비 총재는 앞으로도 금리 결정에 팽팽한 의견 차이가 있을 것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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